│사설│ 코로나19 시대, 공동체의 생과 삶
│사설│ 코로나19 시대, 공동체의 생과 삶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1.10.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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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최초 감염이 보고된 지 2년이 가까워졌다. 그간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는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범죄학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감염병 확산이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분석해왔다. 해외의 연구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범죄유형별로 차등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며, 흥미롭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이동과 대인접촉의 감소가 범죄율을 감소시킨다는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서 코로나19가 범죄 및 일탈에 미친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였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코로나19가 각 유형의 범죄 및 일탈에 미친 영향을 뚜렷하게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하게 공동체적인 삶을 저해하고 있다. 에밀 뒤르켐은 그의 저서 『자살론』에서 공동체의 해체는 자살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전술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연구에서도 다른 범죄 및 일탈 유형과 달리 자살은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로나19는 사회적 접촉을 제한시켜 정서적·경제적으로 공동체를 쇠락시키는 요인이며 자살률의 증가는 그 결과물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로 타율에 의한 개인주의적 라이프 스타일의 확산은 공동체의 형성과 유지를 방해하며 개인들을 코로나 블루라고 지칭되는 우울감에 빠뜨렸고, 코로나19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혹은 대처하기 어려운 업종의 종사자들은 경제적인 위기에 처했다. 이는 수년 후에 자살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으로 귀결된다. 실제로 정신보건 전문가들은 사회 격동의 파고가 지나고 수년 후에 자살률이 증가해왔다는 사실을 전제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자살률 증가를 예견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자살률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어느 정도 예정된 미래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그 예정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과거에 해당한다. 소위 '꼰대'와 '라떼'라는 유행어가 금언처럼 회자되는 오늘, 타인의 삶에는 되도록 개입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며 공동체주의를 만능해결책인 것처럼 언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울증과 무기력함을 경험하고 자해를 하는 청년들이 급증하였다는 통계치와 자영업자들이 연속적으로 자신의 생과 삶을 포기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대학사회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회 전반의 무력감 극복을 위한 대학사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답을 찾기는 쉽지 않으며, 현재 대한민국의 대학사회는 대학과 학생 모두 학령인구 감소, 청년 실업 증가 등으로 스스로가 위기 속에 살고 있어 타인들의 삶에 관심을 두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학사회는 역사적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위기 대응의 모멘텀을 제공해왔고, 이러한 모습이 대학의 신뢰와 권위가 하락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대학에 기대하는 것일 것이다. 빽빽한 안개 속을 살아내고 있는 청년들과 민초들을 집어 삼켜버리려는 듯한 코로나19의 암담한 파고 앞에서, 대학사회가 *절전지훈의 해법을 찾아 대학공동체의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절전지훈(折箭之訓): 가는 화살도 여러개가 모이면 꺾기 힘듦


본지 논설위원 
경찰·소방학 라광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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