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08년 06월 04일
오래된 책 많고 훼손도 심해
우리대학교 도서관 장서 수가 부산 2위로 나타났다.
한국도서관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대학 도서관이 보유한 책은 106만 1천 404권으로 부산지역 평균인 44만 9천 527권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도서는 87만 6천 590권, 국외도서 15만 8천 324권이며 고서는 2만 6천 490권이다.
헌 책은 많고, 전공서적은 없고
그러나 부산 2위의 장서 수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만족도는 크게 높지 못하다.
강은하(경영학 3) 학생은 "책은 많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우리대학 도서관 서적은 너무 낡고 오래됐다"며 "너무 오래된 책은 새것으로 바꿔줬으면 한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대학 도서관에서 보유 중인 도서를 출판연도별로 살펴보면 고서를 제외하고 1911년에 출판된 책부터 2008년에 출간된 최신판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대학 도서관 규정 39조에 의하면 '도서관장은 파손이 심하거나 연구에 제공할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도서관 자료에 대하여는 총장의 승인을 얻은 다음 폐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총장의 승인 없이는 도서를 폐기할 수 없는 것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대학종합평가 기준에 장서수가 포함돼 있어 함부로 폐기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부산대의 경우 장서를 폐기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도서관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도서관장이 맡고 있어 우리대학보다 절차가 한결 간편하다.
너무 오래된 도서도 문제지만 전공 서적이나 토익, 교양서적 등 많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서적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학생은 "리포트 때문에 전공 서적을 찾고 있었는데 원하는 책이 없어서 당황했다"며 전공서적 부족 문제에 대해 꼬집었다. 그러나 이처럼 원하는 책이 도서관에 없을 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희망도서신청'을 할 수가 있다. 희망도서신청은 학생 한 명당 1년에 10만원 상당의 책을 신청 할 수 있고, 그 도서가 구입되면 우선적으로 대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도서관 학술정보지원과 서성구 담당자는 전공서적 부족 문제에 대해 "전공서적은 그 분야의 전공 교수에게 추천을 받아서 비치한다"며 "그러나 일반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책을 추천하기 때문에 결국 학생들이 볼만한 책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도 주의를 기울여야
이에 반해 학생들 스스로가 도서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도 지적할 수 있다. 변용욱(법학 3) 학생은 "토익 책을 빌렸는데 문제를 푼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며 "책을 보는 내내 집중이 잘 안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도서관에 비치된 서적 중 일부는 낙서돼 있거나 찢겨져 있다. 또한 토익 서적이나 기타 어학 서적은 누군가 풀어본 흔적이 남아있는 책이 대다수다.
'양보다는 질'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대학 도서관에는 책은 많지만 실제 활용도는 높지 않다. 오래되거나 심하게 훼손된 책은 폐기하고 새로운 책으로 교체하는 융통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학생들 또한 지성인답게 깨끗하게 책을 이용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최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