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에 집착않지만,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 남아있어
순혈주의에 집착않지만,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 남아있어
  • 이수보
  • 승인 2010.04.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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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8년 06월 04일

우리대학교 재학생 다민족·다문화 사회에 대한 의식 조사

 

지난 2007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내 거주 중인 외국인은 75만 명에 육박하며,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약 93만 8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발맞춰 지난달 23일 법무부가 우리대학교를 비롯해 20개 대학을 다문화 사회통합 주요거점대학(ABT, Active Brain Tower)으로 선정했다. ABT 대학은 다문화 이해증진 및 이민자 사회통합을 위해 다문화 강사 양성과 이민자 프로그램, 다문화 사회통합 연구소 및 이민정책 전문대학원 개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지난 4월 10일 우리대학 정치외교학과에서 재학생 693명을 대상으로 다민족·다문화 사회에 대한 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과연 우리대학 학생들은 다민족·다문화 사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한국은 아직까진 단일민족 국가

       


한국이 다민족 국가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로 답한 학생이 53.97%로 나타나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한국을 단일민족국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다민족 국가라고 응답한 학생은 19.04%, 중도적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28%로 나타났다. 외국인 인구가 100만 명에 육박하지만 아직까지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부르기는 무리가 있으며, 다민족 사회로의 변화 초기 단계로 파악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또한 단일민족 국가라는 인식은 강하나 순혈주의에 집착하는 학생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과거와 같은 단일민족 혈통을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보통이다(38.2%)'와 '그렇지 않다(26.3)'고 답해 '그렇다'고 답한 35.5%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순혈주의에 집착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한국인으로 인정받으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우리대학 재학생들은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정도(40.8%)'라고 답변했다. 그 뒤를 이어 '한국국적 취득(26.9%)', '한국에서 출생(19.8%)', '발전에 대한 기여도(5%)'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단일민족 유지에 부정적인 응답자는 '한국국적의 취득'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국내거주 외국인을 한국인으로 인정하는 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한 반면 단일민족 유지에 긍정적인 응답자는 '한국에서 출생'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증가로 사회적 갈등 우려

 

        



한국사회의 외국인 증가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외국인 증가가 한국사회에 새로운 갈등을 일으킬 것인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응답자 중 39.3%가 '그렇다'고 답해 새로운 갈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갈등의 유형에 대해서는 '인종 간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3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31%), 외국인 범죄(21.2%)'가 그 뒤를 이었다.

인종문제를 주요 갈등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들 상당수가 백인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한국인의 시선이 인종 갈등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외국인 범죄 발생으로 인한 갈등 우려는 최근 외국인 범죄 급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일어난 외국인 범죄는 지난 2003년 6천 144건에서 2005년 9천 103건으로 4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9만 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보통이다'라고 대답한 학생이 49%로 나타났다. '긍정적이다'고 대답한 학생이 34.3%, '부정적이다'라고 대답한 학생이 16.7% 였다. 특히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학생의 상당수(43.8%)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한국인의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것을 우려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대체로 우호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외국인 노동자의 집단 거주지가 자신의 집 근처에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답변이 우세했다.

 


국제결혼에 대해서는 긍정적

          


'국제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대학 학생 과반(59.6%)이 '긍정적이다'라고 응답했다. '보통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31.8%, '부정적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9.6%로 나타났다. 또한 '외국인과 혈연관계(친척)로 맺어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또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각각 7.2%, 43.9%로 나타났다.
또한 긍정적으로 대답한 응답자의 다수가 최근 증가한 외국인 방송 패널이 외국인과의 혈연관계 성립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국제결혼 의향에 대해서는 52.4%의 학생들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특히 국제결혼에 대해 찬성하는 응답자라도 정작 본인은 국제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통해 볼 때 국제결혼 증가 추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본인에게는 아직까지 거부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국제결혼을 한다면 어떤 인종의 배우자를 선호할까. 우리대학 학생들은 대체로 유럽인(55.1%)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아시아인(29.3%), 북아메리카인(11%)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진국 출신 외국인과 백인 선호 사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이나 반미 감정 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북아메리카인의 선호도는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분석된다. 선호도 2위로 꼽힌 아시아인의 경우는 문화적·인종적 유사성이 국제결혼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준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의식전환과 동시에 정책도 뒷받침 돼야 할 것"

전체적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은 단일민족 사회에서 다민족 사회로 이동하는 현상을 세계적 추세로 인정하고 수용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 거주지나 본인의 국제결혼에 관한 반응으로 볼 때 현실적 참여에는 미온적이거나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국제결혼과 외국인 범죄 등의 문항에서 인종 구별과 편향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응답자 상당수가 외국인 증가로 인한 사회 갈등을 우려하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에 부정적인 상당수 학생들이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일자리 부족을 우려했다는 점에서 현재 일부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외국인 혐오증(xenophobia, 제노포비아) 현상이 우려된다.

외국인 혐오증이란 xeno와 phobia의 합성어로 외국인이나 낯선 이방인을 싫어하고 혐오하는 심리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경제난으로 촉발된 외국인 혐오증이 잔혹한 폭력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를 시행한 김도경(정치외교학) 강사는 "동아대학교 학생들은 다민족 다문화에 대해 의식적으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으나 본질적으로는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들어서려면 외국인을 한국사회에 받아들이는데 있어 사람들의 의식이 전환되고 국가적 정책도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기간 : 2008년 4월 10일
조사대상 : 동아대학교 재학생 693명(남:357명, 여:336명)
자료제공 및 분석 : 정치외교학과
(지도교수 - 김도경)


정리 : 김선정 윤지성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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