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 조화로운 공존을 위하여
남과 여, 조화로운 공존을 위하여
  • 장소영
  • 승인 2010.04.2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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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8년 11월 14일


남과 여. 이들이 잘 화합하면 일반적으로 '사랑'이라는 관계를 낳는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남과 여는 서로에 대한 차별을 주장하며 영원한 갈등의 축이 되기도 한다.

'차별'은 다분히 상대적인 개념이다.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기점으로 많은 억압을 받았던 여성의 위상이 현대사회로 오면서 점점 높아져 요즘엔 남성들에게서 오히려 볼멘소리가 더 많이 나온다. "이대로 가다간 세상이 여성 위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 반대로 여성들은 "지금까지 남성들만 누리던 것을 이제야 조금 나누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대학에서도 여성의 위상은 높아졌다. 가정형편이 넉넉한 집안의 소수 여성만 대학에 진학하던 예전과 달리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80%(2006년 기준)를 넘어섬에 따라 요즘 대학에서는 총여학생회, 여학생 휴게실, 생리공결제 등 여학생만을 위한 제도가 생겨나 상대적으로 남학생들이 위축되고 있다.

감성적이고 꼼꼼한 일은 여성이,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갖는 일은 남성이 해야 한다는 인식도 변하고 있다. '화장하는 남자' '여성 총학생회장'도 생겨났다. 남성과 여성에게 부여된 고유의 성(gender) 역할이라는 것이 과연 있는 걸까. 그렇다면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란 지금의 20대는 '남과 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우리대학교 학생 중 남녀 각 50명씩 1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여학생만 배려한 제도, 남학생은 섭섭해

우선 여학생들만을 위한 제도인 '생리공결제'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100명 중 78명(남33·여45)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고, 그로인해 적지 않은 불편과 고통을 받기 때문"이라는 의견에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생리공결제를 악용하는 일부 여학생에 대해서는 의식개선을 촉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여학생들 스스로 제도를 올바로 사용해 남학생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남학생들의 불만이 많은 부분은 바로 여학생 휴게실〈왼쪽 사진〉이었다. 100명 중 96(남47·여49)명의 학생이 "남학생 휴게실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남학생들도 마음 놓고 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취재 중 기자가 만난 한 남자 교수는 "어떻게 보면 여학생 휴게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남학생 공간인데, 남학생들이 왜 그걸 생각 못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본래 여학생 휴게실이 도입된 목적은 여성의 외모와 행동에 조신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관념으로 인해 여성들이 아무데서나 편한 모습으로 쉬는 것에 대해 나쁘게 여겼기 때문이며, 생리통에 의한 진통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남학생들의 불만이 높은 만큼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최근 우리대학 인문과학대학과 예술대학 건물 여자화장실에 비상벨이 설치됐다. 치안문제로 비롯된 잇따른 사고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에 응답한 100명 중 76명(남41·여35)의 학생이 "남자 화장실에도 비상벨이 필요하다"고 했다. "위기상황 시 대처능력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은 남녀 모두 마찬가지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군가산점 등 취업과 직결되면 예민해져

비록 지금은 없어졌지만 남학생만 받던 혜택도 있었다. 취업 시 적용되던 '군 가산점 제도'가 그것이다. 취업은 남녀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기에 이 제도에 대한 논란은 치열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100명 중 72명(남45·여27)이 군 가산점 제도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반대한 28명 중 남학생은 5명, 여학생은 23명으로 이 문제에 있어서만은 남녀가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찬성한 남학생 중 한 명은 "2년간 일상과 떨어져 군대에서 고된 훈련과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고 학습해야 한다"며 "군가산점은 젊은 시절의 2년을 빼앗긴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한 여학생은 "대부분의 남성이 군대에 가는데, 남녀 모두의 문제인 취업에서 그게 왜 가산점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여성 군전역자에게도 가산점을 준다면 기꺼이 군대에 지원하는 여성도 많을 것"이라고 군가산점을 반대하는 이유를 말했다.
취업이 당면과제가 된 대학생들의 현실에서 이 문제에 대한 예민함을 엿볼 수 있었다.

 


여성흡연에 대해서는 인식차이 남아 있어

어떤 문제에 있어서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아직까지 남녀간 이중적 잣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결과도 있었다. '여성흡연자에 대한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100명 중 55명(남21·여34)이 "남자도 담배를 피는데 여자라서 안 될 이유는 없다"는 등의 이유로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는 여학생들에 대해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답변을 성별로 분석하면 남학생 중 29명, 여학생 중 16명이 담배를 피는 여학생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이 당당하게 담배를 피는 모습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양성평등의 가치관이 확립돼 있긴 하지만, 문화적·심리적으로는 여전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예쁜 남자'의 등장

전통적인 여성과 남성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크로스섹슈얼(cross sexual), 메트로섹슈얼(metro sexual)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패션과 외모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여성의류나 장신구, 헤어스타일 등을 패션 코드로 지향하는 '예쁜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성 위주였던 화장품 광고도 요즘엔 남성을 타깃으로 해 남성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가운데 사진>. "취업면접에서 깔끔한 인상을 주려면 남자들도 간단한 피부화장을 하는 것이 좋다"는 취업전문가들의 조언도 있다. 심지어 요즘엔 일부 남자연예인들의 영향 탓인지 아이라인과 눈썹 그리기, 매니큐어 바르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몫이던 '화장'을 하는 젊은 남성이 늘어난 것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100명 중 77명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특히 여학생의 80%인 40명이 거부반응을 보였고, 남학생 역시 74%인 37명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직은 낯설고 부담스럽다"는 의견과 "여자의 영역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찬성 의견 가운데서는 "여자들이 예뻐보이고 싶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와 "외모를 가꾸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화장도 일종의 개성 표현이자 자기관리"라는 의견이 있었다.

 


남녀가 반드시 똑같은 입장이 돼야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립과 경쟁하는 구도는 지양해야 하며, 성별에 관계없이 각자가 처한 상황과 경험에 걸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성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이다. 우리대학 학생들도 남녀간의 이해와 존중을 통해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발전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윤지성 최정욱 기자
동아대학보 제1066호 (2008.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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