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살아봤어요? 안 살아봤음 말을 마세요~
여기서 살아봤어요? 안 살아봤음 말을 마세요~
  • 장소영
  • 승인 2010.05.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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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3월 04일


"집 하나로 이러는 거 우습고 유치해."

만약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가 대학 입학 후 어디서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F4의 윤지후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우습고 유치하지만 어쩌겠는가. 기숙사에 들어가자니 경쟁이  치열하고 자취를 하자니 밥 해먹을 자신이 없고 하숙을 하자니 모르는 사람과 여럿이 같이 사는 게 싫다. 그런데 집은 구해야 한다.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이 문제를 해결하러 우리가 왔으니 더 이상 고민하지도 걱정하지도 말라.

살 곳을 정하려면 우선 자신이 어떤 타입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만약 넉살이 좋고 방청소도 잘 하고 성적까지 좋은데, 밥을 잘 해먹을 자신이 없고 자신을 통제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기숙사 타입. 밥, 청소, 빨래를 능수능란하게 하고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학생이라면 자취방 타입. 밥은 잘 못하지만 청소, 빨래는 어느 정도 가능하고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하숙집 타입이 되겠다.


그렇다면 각 타입에 맞는 주거형태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자.

 

나 기숙사 사는 학생이야

 



사진 : 한림생활관 체력단련실.

 

먼저 우리대학교의 기숙사 한림생활관은 승학캠퍼스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으며 2인 1실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올해 기숙사에서 정한 신입생 정원은 600명인데 반해 기숙사입주를 신청한 신입생은 1천308명이나 된다.

타 지역에서 입학한 1천802명의 신입생 중 약 73%가 선택한 곳인 만큼 기숙사는 장점이 많다. 첫째로 생활비용을 들 수 있는데, 올해 기숙사비는 식비를 포함해서 1학기 85만2천500원으로 한 달에 약 21만 원 정도가 든다. 게다가 기숙사생이라는 자부심까지 포함하면 모두가 어렵다고 허리띠 [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합시다.]매는 이 때 최상의 거주지가 아닐 수 없다.

둘째는 편리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프린터를 갖추고 있는 인터넷 카페나 각 층 마다 휴게실이 있고 게다가 건조기 있는 세탁실과 다림질실도 있으니 따로 생활용품을 살 필요가 없다. 학생들의 건강 유지를 위한 체력단련실과 학습을 위한 정독실까지 많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셋째는 영양 만점 식단과 안전성을 들 수 있다. 시간만 엄수한다면 매일 아침, 저녁식사를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24시간 한림생활관을 지키는 사감 선생님들과 곳곳에 배치된 CCTV는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준다. 올해 한림생활관에 입사하는 한 여학생은 "기숙사를 선택한 건 가까운 것도 있지만 기숙사가 자취나 하숙에 비해 안전한 것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숙사는 교우관계를 넓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신의 룸메이트뿐만 아니라 옆방, 앞방까지 친구로 만들면 학교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밖에 기숙사에서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하는데 기숙사 사생만 출입이 가능한 한림생활관을 하루 동안 모든 외부인들에게 개방하는 '오픈하우스'와 '예쁜 방 선발대회', '가요제' 등이 있다.

하지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이 기숙사도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외박을 해야할 때 외박신청을 따로 해야 한다. 외박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벌점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또한 소등시간이 있고 외부인은 기숙사실에 들어갈 수 없는 등 규정이나 사생 수칙이 까다로워서 싫고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룸메이트랑 한 방에서 지내기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받거나 생활패턴이나 성격이 맞지 않을 경우 불편함이 생긴다. 지난해 기숙사 생활을 하다 올해는 다른 거주지를 선택한다는 김민정(분자생명공학 2) 학생은 "통금시간 때문에 자유롭지 않고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기가 불편해 올해부터는 자취를 선택했다"며 기숙사 생활에 대한 불편을 나타냈다.

 

자취, 그 어렵고도 자유로운 이름

 




사진 : 한 자취방의 모습.

 

밥, 청소, 빨래도 잘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타입에 해당하는 주거형식인 자취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자취의 최고의 장점은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굴레 속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학생들에게 자취는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는데다 눈치 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고 친구들도 마음대로 부를 수 있어 다수의 학생이 자취를 선택하고 있다. 생활력 또한 강해진다. 요리나 청소, 빨래를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생활의 달인이 되는 것이다.

박인(생명과학 3) 학생은 "자취를 하고나서 본래의 집에 가서도 집안일을 많이 도와드리게 된다"며 "생활력 기르기에는 자취가 딱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처음에 조금씩 하던 요리도 나중에는 귀찮아져 하지 않게 되고, 기숙사처럼 통금시간이 있는게 아니라서 밤 늦게 집에 들어오는 일이 많아지면 생활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건강도 나빠진다. 또 자신만의 공간이 생겨 자유를 만끽하는 만큼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어서 자기관리가 어려운 것이 자취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숙사와 달리 가구나 생활용품을 스스로 준비해야 하고 공과금 납부 등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학생에게 자취는 쥐약이나 다름없다. 또한 외로움을 많이 느낄 수도 있으니 이런 학생은 친구와 함께 사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난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해요


 


▲ 엄마의 손길이 그립다면 하숙집을 택하라.

 

하숙은 매일 식사를 챙겨먹을 수 있는 기숙사의 장점과 통금시간이 없고 자유로운 자취의 장점을 같이 가지고 있다. 첫째는 엄마의 손길을 멀리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하숙집 아주머니의 손맛은 알아주는 손맛이니 '음식이 맛이 없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서 뜨끈한 가정식 백반을 매일 먹을 수 있는 곳은 하숙집밖에 없다. 둘째는 웬만한 생활용품들이 구비돼 있다는 것이다. 식기, 세탁기, 조리할 수 있는 기구 등 자취생활 시에 사야하는 물품들이 하숙집에는 모두 있다. 보통 여학생만 거주하는 하숙집에서는 빨래는 본인이 하게 돼 있는데 남학생이 거주하는 하숙집에서는 빨래까지 척척 해준다. 이런 하숙집 생활에 대해 조아라(신문방송학 3) 학생은 "부모님과 떨어져 살긴 하지만 식사 걱정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숙 역시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일단 여러 사람이 같이 살기 때문에 사람들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만약 혼자서 방을 쓰는 것이 아니라 두 명이서 한 방을 쓰게 될 경우 이런 문제는 더욱 커진다.

둘째로 여러 사람이 같이 사는 곳이므로 냉장고, 빨래 건조대 등 공동 소유가 많기 때문에 불편하고 도난이 잦다. 고향에서 보내 준 음식이나 자신이 산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둘 경우 주인의 허락 없이 음식을 꺼내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큰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 음식뿐만 아니라 옷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빨래 건조대에 널어놓은 옷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기도 하고, 속옷이나 수건 같이 구분하기 힘든 것들은 섞일 수도 있으니 자신의 것은 반드시 표시를 해두는 것이 좋다. 셋째로 방음이 잘 되지 않는다. 하숙집의 경우 대부분이 오래된 집이 많기 때문에 시설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옆방에서 통화하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열악한 곳이 많다. 게다가 요즘에는 하숙을 구하기도 어렵고 아주머니의 손이 가는 곳이 많아 자취보다는 비싼 편이라는 단점도 있다.

 


생활의 달인이 되려면

각 주거형태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자신의 타입에 맞는 곳을 찾았다면 이제 '잘' 살 일만 남았다. 하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이럴 땐 앞서 살아 본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기숙사, 자취, 하숙을 하는 선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아보자.


 

■ 자취의 달인(노슬기·문예창작학 4)

"자취는 절약이 포인트입니다. 관리비나 세금을 본인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절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날씨가 쌀쌀해지면 난방비가 많이 나오게 돼요. 그럴 땐 보일러보다 전기장판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까지 제법 훈훈해지거든요. 그리고 자취생들이 주로 감기에 잘 걸리는데 대부분은 방이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땐 가습기 대신 빨래들을 방안에 널어놓으시고요. 만약 밥을 했는데 먹지 못해서 남게 되는 밥은 랩에 싸서 냉동실에 보관하시면 다음에 꺼내 먹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약 야식으로 라면을 드신다면 꼭 다진 마늘을 넣으세요! 최고의 라면이 된답니다!"


■ 하숙의 달인(장수진·관광경영학 3)

"하숙집에서의 생활을 꿈꾸신다면 우선 시트콤 논스톱은 기억 속에서 지우도록 하세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하숙집에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하려면 자신의 생활패턴을 하숙집의 패턴에 맞추는 것이 좋아요. 아침식사 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가면 저절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아침수업이 많은 학생이라면 '화장실 전쟁'을 꼭 유의하세요. 화장실 앞에 세면도구를 가져다 놓고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랍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전에 머리를 감고 자는 것이죠. 그리고 다른 방 친구들과 두루 친해지세요. 옹기종기 모여서 얘기하는 것만큼 하숙집 생활을 즐겁게 해주는 건 없으니까요."


■ 기숙사의 달인(윤승문·경제학 4)

"기숙사에서의 노하우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전 매일 늦게 일어나서 아침도 거의 못 먹었거든요. 그러면 금세 건강이 나빠져서 학업에도 꽤 지장이 크더라고요. 그리고 기숙사에 있는 세탁실을 이용하실 때는 저녁시간에는 학생들이 많이 붐비니까 공강 시간이나 수업이 끝나고 하도록 하세요. 빨래건조대 이용도 꽤나 치열하니 세탁실에 있는 건조기를 이용하는 게 편할 거예요. 또 정독실은 시험기간 외에는 별로 붐비지 않으니까 평소에 차근차근 공부를 해두시는 것이 학점에도 도움이 되고 시험기간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TIP

매일 같은 반찬 먹기는 지겹고, 엄마에게 반찬을 보내 달라고 조르기도 미안할 때는 다음의 요리법을 슬쩍 들여다보자. 이름하여 '자취생을 위한 요리법'!

 

■ 첫 번째 요리 - 콩나물 국

재료: 콩나물, 두부, 팽이버섯, 당근, 대파, 홍초(냉장고 속 재료에 따라)
육수재료: 다시마, 양파, 무, 대파
양념재료: 다진 마늘, 후추, 굵은 소금, 국간장, 고춧가루

1. 육수 만들기! 무, 양파, 대파, 다시마 등을 넣고 냄비 뚜껑을 닫은 채 중불에 우려낸다.
2. 육수가 끓는 동안 콩나물의 대가리와 뿌리를 깔끔하게 제거한 후 물 속에 담가놓았다 건져 물기를 빼놓는다.(대가리는 제거하지 않아도 좋다.)
3. 두부와 각종 야채를 먹기 좋게 썬다. 육수가 준비되면 양파, 무, 대파, 다시마를 건져내고, 콩나물을 넣고 삶는다.(★콩나물 삶을 때는 꼭 뚜껑을 덮고 끓일 것! 그렇지 않으면 비린내를 감당할 수 없다.) 
4. 각종 야채를 넣고 끓인다. 후추, 굵은 소금, 국간장 등을 넣고 간을 맞춘다. 두부를 넣고 좀 더 끓이면 완성! (★콩나물국은 오래 끓일수록 얼큰해진다.)

 


■ 두 번째 요리 - 어묵양파볶음

재료 : 어묵 3장, 양파 1개, 느타리버섯, 고추, 대파, 마늘 (냉장고 속 재료에 따라), 간장 조금, 불고기양념 소스

1.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어묵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야채와 어묵을 가열된 프라이팬에 볶는다.
3. 야채와 어묵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불고기 양념소스와 간장을 넣어 간이 배게 고루 볶는다.(간을 봐가며 조금씩 넣을 것.)
4. 야채와 어묵에 양념이 잘 배면 완성!

 

  송자은 권진아 기자
동아대학보 제1068호 (2009.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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