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죽이기
[문화]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죽이기
  • 장소영
  • 승인 2010.05.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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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3월 25일

 
‘싸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영화<실종>(감독 김성홍, 문성근, 추자현 주연)이 개봉했다.

SBS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던 차분한 문성근(판곤 역)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여자를 잔인하게 죽이는 살인마 판곤 만이 남아있다. 또한 미인도에서 당대 최고의 기녀 설화를 연기해 충무로가 주목하는 여배우 1위로 올라섰던 추자현(현정)은 싸이코패스인 판곤에게 처참히 죽어간 자신의 동생을 찾아나서는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국판 ‘쏘우’라고 해도 될만큼 눈을 절로 감게 만드는 영상과 문성근의 느긋한 목소리는  관객의 등골을 더욱 오싹하게 만든다.

영화에서 판곤은 친절한 삼계탕 집 주인이다. 어느 누가 친절한 삼계탕 집 아저씨가 싸이코패스라고 생각하겠는가. 판곤은 현아를 납치하고 자신이 기르는 개처럼 사육한다. 그리고 그녀를 겁탈하고 죽이기까지 하는데 그 방법이 참 눈 뜨고는 못 봐줄 광경들뿐이다.

지난해 2월에 개봉했던 <추격자> 또한 싸이코패스를 다룬 영화다. 물론 같은 싸이코패스를 다뤘다 하더라도 <추격자>의 영민(하정우)은 매춘부만을 죽였다. (영화의 바탕이 된 실화가 너무 잘 알려져 관객들이 이미 이유를 다 알고 있었지만) 돈 많은 이들의 품에서 놀아나는 그들에 대한 복수심이 살인을 낳은 것이라고 추측하겠지만 <실종>의 판곤은 살인을 하는 ‘이유’가 없다. 말 그대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그냥 죽이는 것이다.

영화<올가미>를 제작했던 김성홍 감독은 어쩌면 제대로 된 스릴러를 찾아 낸 것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본 여자관객들은 모두 느꼈을 것이다.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너무 믿지 말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요즘 세상이 흉흉하니 각별히 몸조심하라는 경각심까지. 별 수 없다. 내 몸은 내가 지키는 수밖에.


송자은 기자
hakboje@donga.ac.kr
최초입력일/ 2009년 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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