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아 '학'교 다니는 세대]등록금에 빚만 느는 불편한 진실
['대'출 받아 '학'교 다니는 세대]등록금에 빚만 느는 불편한 진실
  • 장소영
  • 승인 2010.05.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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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0년 04월 07일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 다니다가 빚만 떠안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매 학기 초 내는 등록금에 취업스펙을 쌓기 위한 사교육비, 게다가 부모님의 품을 떠나 생활하는 학생들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까지 떠안은 채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취업준비에 골몰하다보면 아르바이트를 해 용돈을 벌기도 쉽지 않다. '대'출을 받아야 '학'교를 다닐 수 있어 '대학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학부모와 학생의 한숨은 날로 늘어가는 실정이다. 대학가 물가 실태를 주거비, 등록금, 사교육비 및 생활비, 아르바이트 순으로 짚어본다.

- 글 싣는 순서 -
  1. 주거비        2. 등록금
  3. 생활비        4. 아르바이트

 


지난해 국내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753만여 원이다.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2009년 명지대의 등록금이 937만여 원으로 가장 비쌌고, 성균관대 제2캠퍼스의 등록금이 899만여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이화여대 879만여 원 △상명대 866만여 원 △숙명여대 865만여 원 △연세대 860만여 원이었다. 이처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는 한 해 대학 등록금이 많게는 1,000만 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높은 등록금은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각 대학들은 장학금 비율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큰 위안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 대학교 김지현(국제무역학 4) 학생은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조차도 등록금 부담은 여전하다. 대학들이 매년 등록금 동결에만 생색낼 것이 아니라 인하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리 대학의 지난해 평균등록금은 670만여 원으로 등록금 정보를 공시한 105개 사립대 중에서는 14번째로 적은 금액이다. 대학본부 측에서는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리 대학 등록금을 '현실화'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쳐왔으나 학생들의 반발과 가계 부담을 고려해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하고 있는 상태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대학별 등록금 및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에 의하면 사립대·국공립대·전문대를 가릴 것 없이 등록금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9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가계소득이 대학 등록금 인상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학등록금 문제가 계속되자 정부는 올해부터 '든든장학금'이라는 대출제도를 마련해 취업 후에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복리이자로 인해 "정부가 학생들을 상대로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대학들은 가계부담을 줄인다는 취지 하에 등록금 분할납부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 역시 격월 단위로 2회에 걸쳐 등록금을 분납할 수 있지만, 그 신청률은 한 학기 320여 명(2010년 1학기 기준)으로 저조한 편이다. 타 대학 역시 분할 납부 신청률은 2.6%(2회 분납방식의 사립대학 신청률 평균)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학기 등록금 분할납부를 신청한 우리 대학 인문대 권 모 학생은 "지난해에도 분할납부를 신청해 부담을 줄이고자 했지만, 실질적으로 1달 간격의 분납은 크게 부담을 줄인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며 "분납횟수를 늘리거나 분기별로 등록금을 나누어 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등록금을 분납하거나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대학과 학생·부모의 입장차를 줄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고등교육비의 가계부담 비율이 OECD 가입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한다. 대학원 교육까지 무상으로 제공되는 유럽 국가를 당장 따라가긴 어렵더라도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예컨대, 여러 시민단체나 학생들이 주장하는 등록금 상한제나 등록금 공시제 시행 등을 통해 지나친 등록금 인상 과열양상을 막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각 대학들 또한 지나치게 등록금에 의존하는 재정구조를 벗어나 기부금 모집이라든지 다양한 형태의 재정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 백송이(관광경영학 3) 학생은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아라 기자
hakboar@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8호 (201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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