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아 학교 다니는 세대]남들만큼 하려면 수천만 원은 기본
[대출 받아 학교 다니는 세대]남들만큼 하려면 수천만 원은 기본
  • 장소영
  • 승인 2010.05.19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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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 다니다가 빚만 떠 안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매학기 초 내는 등록금에 취업스펙을 쌓기 위한 사교육비, 게다가 부모님의 품을 떠나 생활하는 학생들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까지 떠안은 채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취업준비에 골몰하다보면 아르바이트를 해 용돈을 벌기도 쉽지 않다. '대'출을 받아야 '학'교를 다닐 수 있어 '대학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학부모와 학생의 한숨은 날로 늘어가는 실정이다. 대학가 물가 실태를 주거비, 등록금, 사교육비 및 생활비, 아르바이트 순으로 짚어본다.

- 글 싣는 순서 -
  1. 주거비        2. 등록금
  3. 사교육비 및 생활비       
  4. 아르바이트

 



사진 : 한 어학원에서 대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최근 대학가의 생활 물가가 꾸준히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대학생들이 허리띠를 더욱 [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합시다.]매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취업난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른바 '스펙'쌓기에도 신경 쓰려면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대학생활을 위해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자취생, 하숙생들에게는 생활비 부담 또한 짐이 된다.

 
'스펙'쌓기, 돈 들어도 어쩔 수 없어


 녹록치 않은 취업난에 '스펙'을 쌓기 위해 대학생들은 어학학원은 물론이거니와 컴퓨터학원, 직업전문학원, 개인과외, 인터넷강좌 등 다양한 형태의 사교육을 필요로 한다. 어학학원은 대략 한 달에 13만 원 내외(부산 기준), 직업전문 학원은 직종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 50만 원을 상회하는 곳이 많다. 개인과외나 인터넷 강좌의 경우 몇 만 원에서 몇 십만 원까지 그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스펙'을 관리하기 위해 사교육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김지은 학생(경성대 2학년)은 "아직 2학년이지만 '취업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선배들의 조언과 막연한 불안감에 회화학원과 토익학원을 다니고 있다"며 "방학 때는 중국어나 일본어도 배울 생각이다"고 했다. 또한 그녀는 "두 과목을 듣다보니 비용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부모님께서 대주신다"고 덧붙였다.

특정 직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사교육비 부담이 더하다. 스튜어디스를 준비하고 있는 강보람 학생(동양대 항공비서학 3학년)은 "대구지역의 스튜어디스 학원을 다니며 승무원 준비를 하는데 학원비는 한 달 평균 130만 원"이라고 했다. 그는 혼자 준비하기에 한계를 느껴 어쩔 수 없이 고비용이 드는데도 학원을 다니고 있다. "비용부담 때문에 토익과 회화를 스튜어디스 학원에서만 배우는데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회화학원을 따로 다니고 있다"는 강보람 학생은 "대신, 한 달에 14만 원 하는 인터넷 중국어 강좌를 끊어 수강하고 있다"며 "비용 모두를 부모님께서 대 주시기 때문에 부모님께 항상 죄송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한 최근에는 유학이나 단기 어학연수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그 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이력서 기입란에 유학이나 해외어학연수는 이제 거의 필수가 되다시피하면서 휴학을 고려하며 이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우리 대학 관광경영학과 3학년인 장 모 학생은 "호주로 어학연수를 간 6개월 동안 1,5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지만 과 특성상 해외어학연수를 가는 학생이 많고, 아직 가지 않은 친구들도 어학연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어학연수나 유학은 국가, 기간, 환율에 따라 그 비용이 천차만별이지만 수천만 원이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빚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대학 3학년 딸을 둔 김영란 학부모는 "딸이 교환학생으로 비교적 저비용으로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왔지만, 생활비나 항공료까지 1년 동안 1,000만 원이 넘게 들었다"며 "그렇다고 아직 수입도 없는 자식에게 그 많은 돈을 직접 내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밥값도 만만치 않아

세무사 준비를 하며 자취를 하는 최은지 학생(서울시립대 세무학과 3학년)은 방값을 제외한 생활비만 한 달에 55만 원가량 지출한다. 수도요금, 전기요금, 난방비, 인터넷 요금 등 주거 관련 요금으로 한 달 평균 8만 원이 든다. 또한 휴대전화 요금을 비롯해 교통비, 생필품 구입비용으로 25만 원 정도를 지출하며, 식비와 기타비용이 그 나머지를 차지한다. 여기에 세무사 준비를 위한 학원비까지 더하면 한 달에 15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그녀는 사교육비의 경우 부모님이 대 주신 돈으로 충당하고, 주거비와 생활비는 개인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마련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생활비 지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식비는 대학 주변 혹은 대학내에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이 들어섬에 따라 점차 그 가격대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대학 승학캠퍼스 주변 먹을거리 역시 각종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들어서고 있어 점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식점이나 중국음식점, 3,000~4,000원 메뉴의 밥집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점은 6,000원의 가격을 넘는다. 이에 비해 수도권 대학들은 물가가 더 비싼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자취생이나 하숙생들은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혼자 끼니를 해결하거나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도 한다.

학생식당은 이러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반식당보다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식당의 식비가 우리 지역은 비교적 저렴(2,000~3,000원)하다고 하나 수도권 지역 대학들은 4,000원 선을 넘어선 곳도 있어 싸고 푸짐한 학생식당이 점점 고급화됨에 따라 학생들의 부담은 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예나 지금이나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모님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전에는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주목적이 학비조달과 용돈벌이였다면, 요즘 대학생들은 이에 더해 사교육비 부담까지 추가 됐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상대적으로 학업과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어 고충이 되풀이되고 있다. 다음호에서는 대학가 물가 실태 연재 마지막으로 아르바이트 문제에 대해 짚어본다.

김아라 기자
hakboar@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9호 (201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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