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 … 억새평원을 만나다
가을의 끝 … 억새평원을 만나다
  • 이성미
  • 승인 2010.11.10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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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차다 못해 매섭다. 가을을 제대로 즐겨보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겨울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대학교 근처를 조금만 둘러보면 아직 가을을 즐길만한 다양한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승학캠퍼스를 감싸고 있는 승학산이다. 그럼 지금부터 은빛 억새 물결이 이는 승학산의 만추 풍경을 즐겨보자.

햇살이 쨍쨍 내리쬐던 지난 주말 가을의 끝자락을 담기 위해 승학산을 찾았다.

승학산을 오르는 데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그 중 서구 대신동 꽃마을과 사하구 당리동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가장 많이 즐기는 코스로 손꼽힌다.

또한 승학산은 구덕산, 시약산, 수정산, 엄광산 등과 연결되어 있어 천혜의 자연환경을 끼고 있는 산으로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어디든 발길 닿는 곳이면 누구나 자신만의 코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승학산 등산의 장점이다.

기자는 학생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가장 가깝고도 짧은 코스를 골랐다. 우리 대학 정문에서 출발해 억새 평원을 지나 정상에 오른 후 되돌아 학생군사교육단 뒤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주말을 맞아 승학산을 찾은 많은 등산객들은 하나 둘 같은 곳을 향해 올라갔다. 이번이 초행길이었던 기자는 사람들의 무리를 따라 우리 대학 낙동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계단으로 승학산에 진입했다. 보다 빠른 산행을 원한다면 한림생활관 옆 학생군사교육단 뒷길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어느 정도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청설모, 다람쥐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창 월동준비에 바쁜 모양이다. 곳곳에는 각종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가는 이의 시선을 끌었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걸으면 정자 하나와 안내표지판이 나온다. 학생군사교육단 뒷길로는 5분이면 같은 장소에 도착할 수 있다. 초행길이라면 헤매지 않기 위해 반드시 길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산행길에 처음 만난 등산객들은 그 누구라도 친절한 길라잡이가 된다.

단, 간혹 길을 잘못 알려주는 경우도 있으니 여러 사람에게 물어볼 것을 권한다.(기자는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돌아 억새평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은빛으로 물든 추억

승학산을 올라가는 길 내내 주위는 조금씩 물들어가는 단풍과 곳곳에 높이 쌓인 돌탑들, 탁 트인 전망 등 쉴틈 없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목적지인 승학산 억새 평원에 다다르기 전부터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창원에서 휴일을 맞아 동료들과 승학산을 찾은 직장인 박지연(27) 씨는 "원래 부산에 살고 있어 금정산이나 승학산을 자주 온다. 동료들에게 억새밭도 구경시켜 줄 겸 가을산행을 나왔다"며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생각에 억새밭에 도착도 하기 전부터 들뜬 마음에 사진을 찍고 있다"고 했다.

약 4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조금씩 억새 평원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억새는 바람이 이따금씩 불어댈 때마다 그 모습이 더욱 장관을 이룬다.

일명 '은빛바다'라고도 일컬어지는 억새평원을 눈앞에 마주하게 되면 그 누구든 감탄사부터 연발하게 된다.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들의 향연은 마치 군무를 추는 듯 아름답다. 그래서 가을이면 억새밭을 찾는 이가 많은 모양이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이들이 곳곳에서 추억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거나 둘러앉아 간단한 게임을 하며 한바탕 웃어대고 있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풀리지 않는 고민 등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 이곳에 들르면 가슴이 탁 트이고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산 곳곳이 내 시야에 쏙

한참을 억새 평원에 시선을 뺏겨 시간을 보내니 벌써 해가 지려고 했다. 요즘같이 해가 짧아지는 시기에는 각별히 산행시간을 잘 맞춰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일몰이 시작되기 전 서둘러 승학산 정상을 향해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등산 초보인 기자도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억새 평원에서부터 정상은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108계단을 오르는 것보다 조금 힘들다고나 할까. 정상에 도착하면 또 한 번의 장관이 펼쳐진다. 낙동강 하구의 모습은 물론이고 부산 곳곳의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김해를 비롯해 북구 일대, 다대포, 서구, 사하구까지 모두 볼 수 있다.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위치를 찾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특히 일몰 때는 그 모습이 더 멋지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이렇게 대략 2시간 반 정도만 투자하면 캠퍼스에서 벗어나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아름다운 억새 평원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로 보이는 등산객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그 중 한 무리에 접근해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스쳐지나가다 만난 터라 이름이며 학년도 제대로 묻지 못한 우리 대학 공과대학의 남학생들은 "시간나면 자주 승학산에 오르는 편이다. 등산 초보들에게도 쉬운 코스인 편이라 주위에 많이 추천을 하곤 한다"며 "우리 말고도 가끔 학생들을 만난다"고 했다.

다른 곳보다 늦게 단풍이 들기 시작한 승학산은 이제 막 단풍이 여기저기로 번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주나 다음주에는 아마도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단풍과 억새 평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승학산에 올라가보는 것은 어떨까.

김아라 기자
 hakboar@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3호(2010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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