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연극 한 편 어때?
이번 주말, 연극 한 편 어때?
  • 이성미
  • 승인 2011.04.0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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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7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의 68.7%가 하루 평균 4시간 미만의 여가시간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2시간의 여가시간을 갖는다는 응답이 22.6%, 1시간 미만은 5.4%로 나타났으며 여가시간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2.1%)도 있었다.

봄볕 가득한 캠퍼스 아래 부푼 가슴으로 새 학기를 맞이한 지도 어언 한 달. 대다수의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 학점 관리, 스펙 쌓기 등 저마다의 이유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상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보다 신선한 여가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발품을 팔아도 아깝지 않을 '인생의 축소판', 연극이다.

편집없는 예술, 그 알싸한 매력

전국에 대형 스크린이 즐비한 영화에 비해 연극은 많은 대학생에게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대학교 이대우(환경공학 3) 학생은 "한번도 연극을 본 적이 없어 호기심은 있다"면서도 "주변에 알고 있는 극장이 없을 뿐더러 연극 관련 지식이 없어 생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강혜원(영어영문 3) 학생 역시 "접할 기회가 없다보니 연극에 대한 흥미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확대하면 연극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 작품성을 지닌 많은 연극 작품들이 최근 영화화되어 흥행하면서 연극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2004년 천만 관객의 포문을 열어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 '왕의 남자'는 '이'라는 연극을 영화한 것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연극 '날 보러와요'가 원작이며 이 외에도 '라이어', '박수칠 때 떠나라', '웰컴투동막골'도 동명연극을 영화화한 것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배우의 연기와 감정, 무대의 분위기 그리고 관객의 반응은 매회 공연되는 연극을 새롭게 재탄생시킨다. 바로 여기서 배우(무대)와 관객 사이의 살아 있는 관계가 성립되며 관객은 연극의 현장감 넘치는 특색에 매료된다.
한 달 평균 한 번 이상 연극을 즐긴다는 박진원(기계공학 3) 학생은 "연극을 보고 있자면 어느새 내가 주인공이 되어 있다"며 "대부분의 연극이 우리 삶과 유사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깨알같은 부산 연극의 모든 것

'도대체 부산에 극장이 어디 있다는 거야'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부산에도 생각보다 많은 극장과 극단이 있다. 남구와 수영구에는 부산에서 가장 많은 소극장이 밀집해 있다. 경성대, 부경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발달한 이곳은 부산 소극장연극의 메카로 불린다. 부두연극단이 운영하는 '액터스 소극장'을 비롯해 극단 사계의 '공간 소극장', 극단 에저또의'에저또 소극장', 극단 브레히트 앙상블이 운영하는 '사랑과 혁명 소극장', 극단 맥의 '소극장 6번 출구', 전용 극단 없이 대관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용천지랄소극장' 등이 있으며 서울에서 부산으로 진출한 '초콜릿팩토리'는 최초로 타 지역에서 부산으로 투자된 연극 자본으로 남구 대연동에 자리 잡고 있다.

그 밖에 연제구에 위치한 '가마골 소극장'은 연희단거리패의 실험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극장 성격과 부합하는 연극, 무용, 마임,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작품들을 기획·초청하고 있다. 또 광복동에 위치한 BS부산은행 조은극장(2관)에서는 오는 24일까지 로맨틱 연극 '5월엔 결혼할꺼야'를 공연하고 있다. 금정구에는 극단 자갈치가 운영하는 '자갈치 소극장'이 위치하고 있다. 극단 자갈치는 이달 24일까지 구제역 대처문제를 다룬 '샘봤다'를 부곡동에 위치한 '신명천지 소극장'에서 정기 공연할 예정이다. 부산 서면 밀리오레 6층 솜사탕아트홀에서도 매달 다양한 연극이 공연되고 있다. 

한편 을숙도문화회관은 부산의 대표적 극단 맥과 손을 잡고 공연장 및 부산연극 활성화를 위해 '을숙도 연극열전'을 주최하고 있다. 11일부터 14일까지 부산국제연극제 공식 참가작품이기도 한 '들판에서'가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형제가 사소한 일로 다툼을 벌이면서 재산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가족 간의 갈등을 다뤘다. 또한 지난해 전국창작희곡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늙은 날의 초상'이 다음달 15일부터 열흘간 공연될 예정이다. 이 연극에서는 고령화 사회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인문학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부산연극의 위기, 그리고 희망

최근 부산 지역 연극 시장에는 상업적 대중극의 바람이 거세다. 초청작을 위주로 공연하는 ANN시티 소극장, 초콜릿팩토리 소극장, MBC아트홀, 솜사탕아트홀, BB씨어터, 그리고 BS부산은행 조은소극장 1, 2관 등은 실험적 소극장의 역할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부산지역 본토 극단이 운영하고 있는 소극장은 임대료와 운영비, 단원들의 고정 임금을 제공해야 하는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단의 연극적 이념을 지니고 있는 자갈치, 일터, 가마골, 액터스 소극장 등 소수의 소극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와 비슷한 여건에 놓인 상황이다. 

극작가 부족 문제 역시 일정 수준을 넘어 심각한 수준이다. 연극화할 창작 희곡의 감소로 창작 연극이 부재하다시피 해 연극 콘텐츠가 다양하지 못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문홍 연극평론가는 "부산 연극이 관객과 멀어지는 데는 극작가의 부재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일단 좋은 텍스트가 있어야 훌륭한 연출과 배우가 나올 수 있는데 부산에는 희곡을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도, 쓰겠다는 사람도 없다"고 우려했다.

부산지역 연극의 또 다른 위기 원인은 배우 기근 현상이다. 연극에 뜻을 두는 많은 배우들이 서울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배우들도 불안정한 수입구조에 부담을 느껴 최저 생계비 마련을 위해 배우직과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겸하는 경우가 다수다. 소속 배우가 10명 이상인 부산 극단이 거의 드물며 심지어 대표 1인 극단도 많다고 하니 연극배우 부족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좋은 작품을 만들 인적자원이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다. 부산지역에는 연극 전공 관련 학과를 가진 대학이 5개가 있으며 한 해에 100여 명의 전문 연극인이 배출되고 있지만 부산의 연극 현장을 지키는 연극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경성대 최윤선(연극영화학 4) 학생은 "연극배우의 꿈을 갖고 있지만 꿈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수입이 어느 정도 괜찮은 영화 쪽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으며 동서대 남지현(연극영화학 3) 학생도 "전공과 상관없는 직업군에 취업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연극을 부흥시키기 위한 부산 연극가의 새로운 변화가 눈에 띈다. 출범 3년 차에 접어드는 '부산소극장연극운동협의회'는 소극장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연극인들과의 진정한 소통, 연극인과 관객과의 소통, 그리고 조직원 간의 수평적 사고를 통한 신인 등용과 발굴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 이 협의회는 부산 연극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 노력의 대표적 예인 낭독 공연은 부산 지역 연극계에서는 최초의 시도로 신인 극작가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지난해 '아마추어 연극전', '신인 배우전', '신인작가 발굴전', '연극학교 워크샵' 등 신인 등용을 위한 새로운 시도의 프로그램을 잇달아 개최하는 등 부산 연극의 부활을 선언하며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산시립극단도 극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극작가 발굴 프로젝트'라는 명칭하에 작년 6월 부산의 신진 극작가를 대상으로 희곡을 공모, 다섯 편의 가·당선작을 선정한 뒤 낭독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공연 가능성을 진단하고 두 작품을 선정했다. 유능한 극작가와 함께 수정·보완한 최종 당선작 한 편은 오는 6월 정기공연 될 예정이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달 3일 240석 규모의 공연장과 2개의 전시장, 3개의 연습실을 갖춘 부산예술회관을 개관해 연극을 비롯한 부산 예술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연극의 늪에 빠져보자 <부산국제연극제>

연극을 처음 보기 시작한 이들과 연극 마니아들에게 전해줄 희소식이 있다. 바로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즐길 수 있는 부산국제연극제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달 1일에 개막하는 제8회 부산국제연극제는 해외 작품 7편과 국내 작품 12편이 참가해 총 42회 공연예정이다. '사랑 그리고 부조화'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부산국제연극제의 개막작은 프랑스 극단이 준비한 '프랭크 시나트라의 음악과 사랑'이며 폐막작은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브라질 극단의 '욕망의 조각들'이다. 이밖에도 체코의 야외극과 스페인, 중국, 일본 극단의 작품이 초대됐다.

메인 공연 외에도 거리 쇼케이스, 10분 연극제, BIPAF 워크숍, BIPAF ZONE, 부대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시민 참여 행사, 연극 전문가들을 위한 교류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부산국제연극제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눈에 띈다. 먼저 연극제 기간 매진돼 보지 못했던 공연을 연극제가 끝난 후에도 BIPAF 투어를 통해 볼 수 있다. BIPAF 투어란 초청작 가운데 예술성과 대중성이 높은 작품을 선정하여 전국 투어 공연을 기획하는 것을 말한다. 부산국제연극제는 초청된 해외공연들이 전국 투어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극장과 기획사, 해외 공연팀 사이의 다리 역할을 맡는다. 또 올해부터는 BIPAF 펀드를 확대하여 공연사전지원제도를 통해 부산지역 극단을 두 작품 이상 초청하게 된다. 부산연극제 대상 한 작품만 지원했던 이전의 BIPAF 펀드를 확대한 것이다. 10분연극제는 올해부터 전공학생부가 신설되었다. 또 연극관련 학과에만 한정되었던 이전과 달리 무용, 마임, 마술 등 무대공연과 관련된 학과면 모두 가능하도록 참가 범위를 넓혔다.

저렴하게 즐기는 연극 티켓팅 tip

소셜커머스 활용하기
소셜커머스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으로,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일 경우 파격적인 할인가로 상품을 제공하는 판매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 연극 공연을 50~9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연극·공연 관련 인터넷 카페 회원의 혜택 
연극과 관련된 인터넷 카페의 회원이 된다면 공연 티켓팅의 알토란같은 정보를 알 수 있다. 공지사항과 날짜, 관람 후기 등을 꼼꼼히 체크하면 좋은 공연을 저렴한 비용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초대공연이나 무료공연과 같은 정보도 알 수 있다.

예매사이트의 할인 코너
예매사이트마다 적용되는 신용카드별 할인을 체크하고 '깜짝티켓', '핫세일티켓' 등 당일공연을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예의주시한다면 저렴하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

도윤정 기자
 hakboyj@donga.ac.kr
동아대학보1086호(201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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