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도서관에 가더라도 열람실과 자료실만 사용하는 학생들에게는 생소할 우리 대학의 고서(古書) 전용 도서관 함진재를 소개한다.

 구덕캠퍼스에 위치한 함진재의 정식 명칭은 '석당함진재'다. 이는 고서 도서관의 첫 기증자이자 동아대를 설립한 고 정재환 박사의 아호에서 딴 '석당'과 '진귀한 보배를 지닌 집'이라는 뜻을 가진 '함진재'가 합해진 것이다. 우리 대학에서는 지난 1982년 도서관 소장 고서를 석당전통문화연구원으로 분양 이관하여 관리했으나 2004년, 현재의 석당함진재가 개설되어 고서자료실이 됐다. 이는 캠퍼스 곳곳에 흩어진 고서를 한 곳으로 모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 결과 함진재는 부산 지역에서 가장 많은 양의 고서(2만 5,316권)를 보관하고 있다. 이 중 원문DB를 구축한 289권(총 4만 3,375장)은 인터넷에서 바로 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비돼 있다.

 함진재는 한국본, 중국본 등을 고루 소장하고 있다. 또 경서를 비롯한 역사서, 팔만대장경 인경본1,500여 권, 법가와 제자백가 관련 고서, 그리고 문집 등 다양한 주제의 고서를 소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대장경은 고려 고종 때 제작을 시작해 1251년에 완성된 재조대장경인 '해인사 대장경'을 간행한 것이다. 이 대장경을 모두 간행하는 것을 '완질'이라 하는데 대장경을 완질 하면 한 질당 총 1,450권의 책이 출판된다.

국내에서는 1963~1968년 총 13질의 대장경이 완질됐다. 현재 13질 인경본 중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대만 등 해외에 5질의 인경본이 있고,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8질 중 한 질, 즉 팔만대장경 1,441권이 우리 대학에 보관돼 있는 것이다.

 함진재에 고서가 유난히 많은 데는 역대 총장과 교수들의 역할이 컸다. 특히 "우리 대학교 설립자인 석당 선생이 고서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많은 예산을 들여 수집하고 기증한 것이 지금의 함진재를 있게 한 시초"라고 도서관 측은 전했다.

함진재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석당함진재 및 우리 대학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다. 함진재에서는 원칙적으로 대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고서에 한해 실내 열람 및 부분 복사를 허용하고 있다. 함진재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서를 열람하기를 희망한다면 예약제를 통해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까다로운 편이며, 반드시 담당직원과 함께 열람해야 한다.

이처럼 일반인들의 함진재 이용이 까다로운 이유는 고서를 두는 곳이니만큼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서관 측에서는 서고의 온·습도 조절을 위해 미송원목을 사용하고 있다. 또 통풍이 잘 되도록 배치하고, 습도를 조절하는 최신식 기계를 설치했다. 그리고 지정된 직원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함진재의 고서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민도서관 홍재근 팀장은 "현재 함진재에는 역사 연구에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있는 고서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역사 연구자 등 고서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함진재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