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꾸는 밥차팀이 공대 2호관 앞에서 주먹밥을 판매하고 있다.
“주먹밥 사가세요, 수익금 전액은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됩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30분, 승학캠퍼스 공과대학 2호관 앞에서 우리 대학교 식품영양학과 6명의 여학생으로 이뤄진 ‘꿈꾸는 밥차’팀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주먹밥을 팔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의 주먹밥 판매 계획은 12월 초부터 시작됐다. 이는 안수민(식품영양학 2) 학생의 제안이었다. 평소 대외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키움증권에서 주최하는 참여형 공모전 K·U·M(Kiwoom University student Mentor project)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그 후 늘 함께 지내던 학과 동기들에게 ‘프로젝트를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이를 통해 강민지, 박소영, 안수민, 이선아, 장슬기, 정한결(이상 식품영양학 2) 학생들로 ‘꿈꾸는 밥차’라는 팀이 꾸려졌다. 그들 프로젝트의 시작은 ‘주먹밥을 팔아 불우이웃을 돕겠다’는 소박한 꿈이었다.
최저기온 ?3도, 공과대학 앞을 휩쓸고 지나가는 매서운 바람 때문에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 시간 만에 반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것은 첫 판매(12월 20일)지였던 부산역에 비하면 좋은 성과였다. 박한결 학생은 “무료급식인 줄 알고 노숙인들이 몰려와 주먹밥을 달라며 소리쳤던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그 날 판매가 너무 안 돼서 남은 주먹밥은 그 자리에서 우걱우걱 먹거나 집으로 나눠 가져갔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반면 중앙동에서 한 2차 판매(12월 28일)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 때문에 항상 몸이 고됐지만 “학생들, 참 좋은 일 하네”라며 응원해주고 가는 아주머니 손님과 무료로 제공하는 유자차 한 잔에도 ‘기부’라는 말에 1,000원을 선뜻 주고 가는 외국인 손님들이 ‘꿈꾸는 밥차’팀의 마음만큼은 따뜻하게 만들었다.
꿈꾸는 밥차가 주먹밥을 판매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누구보다 학과 교수들의 도움이 컸다. 학과 조리실 사용을 위해 찾아간 교수들은 그녀들의 판매 계획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그들의 ‘꿈’을 믿고 응원했다. ‘꿈꾸는 밥차’팀이 직접 만든 주먹밥을 들고 찾아간 전미라 교수 연구실 앞, 평소 학과에서 깐깐하기로 소문났다는 교수 앞에서 음식을 평가받는다는 사실에 걱정부터 앞섰다. 예상대로 전미라 교수의 냉철한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전 교수는 “학과에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어 이러한 프로젝트를 연다고 생각하니 대견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자극이 될 것 같다”며 뿌듯해 했다.
“먹는 사람들의 꿈도 이뤄지길…”
오후 12시 36분, 예상 시간보다 일찍 주먹밥이 ‘완판’됐다. 기념사진 한 장으로 우리 대학에서의 판매는 마무리됐다. 그녀들은 캠퍼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추운 몸을 녹이며 당일 판매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다. 강민지 학생은 “마수걸이를 해 준 손님의 ‘싱거웠다’는 평가와 교수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마지막 중앙동 판매를 보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6일, 중앙동을 끝으로 네 차례에 걸친 ‘꿈꾸는 밥차’의 주먹밥 판매는 끝이 났다. 안수민 학생은 “무엇보다 한번 해보겠다는 용기만 있다면 생각보다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며 “친구들끼리의 좋은 추억거리가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주먹밥을 먹은 사람들의 꿈이 모두 이뤄지길 바라는 ‘꿈꾸는 밥차’팀은 이번 프로젝트의 수익금을 가지고 한 고아원에 찾아갈 계획이다. 이 따뜻한 마음이 앞으로 이들의 꿈에는 어떤 밑거름이 될 수 있을까.
백장미 기자
hakbojm@dong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