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3주기]팝의 황제, 잘 지내시죠?
[마이클 잭슨 3주기]팝의 황제, 잘 지내시죠?
  • 서성희
  • 승인 2012.06.08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09년 6월,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다시 6월이 왔다. 마이클 잭슨은 수많은 히트곡과 앨범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 중 두 번째 정규 앨범 <스릴러(Thriller)>는 분명 기념비적이다. <스릴러>는 1억 400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됐으며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의 자리를 37주 동안 지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앨범의 위대함이 단지 수치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여기, <스릴러>의 위대함을 보여줄 세 히트곡이 있다. 이 세 곡으로 <스릴러>와 '팝의 황제'를 조명해보자.

△스릴러(Thriller) - 13분이 넘는 러닝타임. 핏빛이 도는 섬뜩한 타이틀. 그리고 이어지는 두 남녀의 대화. '좀비'라는 혁신적 소재와 영상 막바지에 올라가는 크레디트까지. 뮤직비디오라기보다는 차라리 하나의 단편영화에 가깝다. '스릴러'의 뮤직비디오는 당시 대중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백인 아티스트들의 뮤직 비디오만 취급한다'는 인종차별적 규정을 가지고 있었던 엠티비(MTV)조차 이 뮤직비디오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은 '스릴러'는 미국 국립필름영상등기소에 뮤직비디오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영구 보존작으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빌리 진(Billie Jean) - '빌리 진'은 미혼모의 슬픈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무대 위의 저 남자다. 반짝이는 흰색 장갑을 끼고 오른손에는 검은 중절모를 쥐었다. 발목을 덮을까 말까한 검은 바지와 하얀 양말, 검은 신발이 보인다. 엉성한 자세로 서 있던 남자는 소름끼치는 베이스 라인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강렬한 드럼 비트에 맞춰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검은 신발과 흰색 장갑. 그토록 치밀한 구성의 안무를 보여준 가수는 없었다. 잭슨은 귀만 만족시키던 음악을 벗어나 눈까지 만족시키는 이른바 '보는 음악'의 시대를 열었다.

△비트 잇(Beat it) - 1981년 8월 엠티비가 개국하면서 록밴드 버글스는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고 외쳤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은 죽지 않았다. 오히려 비디오를 지배했다. '비트 잇'은 뮤직 비디오 역사상 최초로 현재 아이돌의 필수 능력이라 할 수 있는 군무를 도입했다. 보컬 능력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비트 잇'은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음역을 쉴 새 없이 달려댄다. 고음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발성과 톤, 흑인 특유의 그루브까지 갖춘 마이클 잭슨의 타고난 미성은 듣는 이로 하여금 노래가 쉬워 보인다는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마이클 잭슨 이전에 백인과 흑인이 각각 즐기는 음악에는 분명 차이가 존재했다. 쉽게 말해 백인은 록, 흑인은 소울이라는 문화·장르적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은 1집 <오프 더 월(Off The Wall)>부터 장르의 융합을 시도했다. 이는 <스릴러>에서 정점을 이룬다. 흑인음악의 간드러지는 창법으로 노래하는가 싶다가도 날카로운 샤우팅을 내지른다. 여기에 록의 바탕이 되는 묵직한 드럼과 날카로운 기타 연주가 더해지며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크로스 오버'를 실현했다. 세계는 마이클의 사운드에 매료됐으며 이후 크로스 오버는 오늘날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잭슨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프로듀서 퀸시 존스는 마이클 잭슨을 '새로운 시대의 모차르트며 베토벤이고 바하'라 칭했다. 그는 죽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여전히 그의 춤은 재생산되고 있으며, 뮤직비디오는 그가 만들어놓은 길을 여전히 걷고 있다. 우리들이 기억하는 한 그의 모든 것은 영원하다. 그는 '팝의 황제'다.

박성훈 기자
hakbopsh@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6호 2012년 6월 4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