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학원을 말하다
[기획]대학원을 말하다
  • 서성희
  • 승인 2012.10.11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흔히 대학교를 교육과정의 마침표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대학교 안에는 학부뿐만 아니라 심도 있는 학술연구 기관이자 연구 인력 및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원'도 존재한다. 대부분 학부생인 독자들은 대학원에 대해서 알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신입생 가뭄, 논문 표절 등으로 대학원이 전국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본지는 우리 대학원의 역사와 현황을 짚어보고 대학원장과 대학원 총학생회의 생생한 목소리도 담아봤다.

대학원은 대학교를 졸업한 학사들이 전문적·학문적 성과를 위해 찾는 교육기관으로 학부 과정보다 한층 심오한 연구와 교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우리 대학원도 다르지 않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매년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석·박사들이 배출되고, 그들에 의해 참신하고 새로운 연구가 활발히 이뤄진다. 이처럼 대학원은 한 대학의 '학문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도 우리 대학원에는 2,600명이 넘는 대학원생들이 각자의 학문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개교 13년 만인 1958년 10월 1일에 대학원을 설립했다. 이날은 우리 대학이 종합대학교로 승격된 순간이기도 했다. 개원 초기에는 열악한 캠퍼스 사정으로 인해 대학원 강의가 교수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등 고충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 대학원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해 왔다. 현재 우리 대학원은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동북아국제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특수대학원(경영대학원, 교육대학원, 산업정보대학원, 사회복지대학원, 법무대학원, 예술대학원)으로 구성돼 있다. 설립 초기 7개 학과로 설립되었으나 현재는 5개 계열(인문사회, 자연과학, 공학, 예체능, 의학) 65개 학과로 세분화됐다.

우리 대학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결실도 맺고 있다. 2010년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국제화·특성화' 부문 우수사례로 선정된 법학전문대학원은 현재 전국 25개 대학원 중 상위 10위 이내의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취업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전문도서관과 모의 법정 등과 같은 시설을 마련해 쾌적한 환경도 제공한다.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1기생 53명 전원이 변호사 연수를 수행 중이며 30여 명은 이미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교육대학원은 지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시행한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동북아 지역과의 국제교류 및 통상 전문 인력과 연구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동북아국제대학원은 '이민정책 릴레이 포럼', '동북아 리더스 프로그램' 등을 개최하고 있다. 2012학년도부터 영양실습 과목을 개설한 일반대학원은 보건복지부 임상 영양사 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대학발전 기획 추진단'이 출범하면서 대학원 전반에 대한 업무를 '학사·학제 위원회'를 통해 조정·개선하고 있다.

이같은 역사를 만들어 온 우리 대학원의 발전 방향에 대해 강원호 대학원장과 신성연(경영학과 박사과정 4학기) 대학원 총학생회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정원미, 김무엽 기자

 
강원호 대학원장 인터뷰

Q : 대학원장에 새로 취임하게 됐다. 소회는 어떠한지?

A : 대학원장의 소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교육기관의 대표로서 대학원이 대학원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문의 수호자로서 대외적으로 신뢰를 주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명문사학에 걸맞는 수준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겠다.

Q :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A : 과거에 대학원은 교수가 자신의 학문 수준을 더 높이고 이를 다음 세대에 계승하기 위해 연구하는 곳이었다. 이와 달리 현재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학습 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교육적 측면을 중요시하는 추세다. 특히 석사과정 원생의 2/3가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므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사과정의 경우는 학문 후속 세대를 양성하고, 우수한 연구자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과 연구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잘 설계된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받고, 교수와 함께 연구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대학원 교육의 특징이다.

Q : 각 대학원의 연구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은 있는지?

A : 직접적으로 개입할 순 없지만 대학원장은 그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다. 학문적인 부분 이상의 역량을 키워 보여줄 수 있도록 산학협력 연구, 지역 및 국제협력 연구, 융·복합 연구 등을 활성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서 연구가 활성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생들도 자신의 분야에 집중하되 넓은 시야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원도 앞으로 이런 원생들이 늘어날 수 있게 지원할 생각이다.

Q : 최근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일부에서 논문 표절이나 대필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양질의 논문 생산을 위해 우리 대학원은 논문 심사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궁금하다.

A :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향상되면서 양질의 논문을 생산하기 위한 조치가 강화됐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연구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연구윤리서약서를 쓰게 한다. 연구 논문 심사는 외부 심사자를 포함해 이뤄지며 승인을 얻은 연구자에게만 학위를 준다. 논문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거나 심사 결과에 대한 이의가 인정되면 언제든지 취소가 가능하게 돼 있다. 연구 논문 표절을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어 아쉽지만 심사를 엄격하게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앞으로 투명한 심사과정을 구축하여 표절 시비 없는 올바른 문화를 조성하겠다. 이 문제는 제도만큼 개인의 윤리적 의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수들 또한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논문 심사에 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Q : 학부생에 비해 원생을 위한 공간이 부족한 편이다. 원생들의 생활과 복지에 관해서는 어떤 정책을 펼칠 예정인지 궁금하다.

A :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학원은 교육연구기관으로써 대학원생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게 맞다. 올해 처음 실시한 대학원 만족도 조사를 결과를 통해 어떤 부분을 우선순위에 두고 개선해야하는지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공간 부족은 당장 해결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환경 개선을 통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대학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 대학원 총학생회와의 관계는 어떤가?

A : 원생들을 대변하는 학생회의 의견을 듣는 일도 대학원 운영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생들이 교육과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다보니 자치활동은 매우 저조하다. 대학원의 미래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함께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조만간 다 같이 만날 계획이다.

Q : 대학원 발전을 위해 세운 목표나 방향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말해 달라. 더불어 원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학부와 달리 대학원은 간판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어떤 교수 아래서 무엇을 배우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배움을 토대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한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그 역량을 펼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교수와 원생이 함께 이뤄낼 최선의 결과를 기대한다.

끝으로, 원생들은 모두가 학문적 후계자이자 가족 같은 존재다. 지도교수는 가까워질수록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교수가 대학원 생활을 거쳤다. 교수를 믿고 자신의 성취를 위해 온몸으로 매달렸으면 한다. 대학원은 원생들을 위한 서비스기관이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찾아주었으면 한다.



신성연 대학원 총학생회장 인터뷰

Q : 대학원 총학생회를 소개한다면?

A : 대학원 총학생회는 총 10명의 각 대학원 학우들로 구성돼 있다. 학부 총학생회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으나 원생들이 마음껏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복지나 편의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입학식에서는 대학원의 큰 틀과 방향에 대해 알 수 있게 노력하고 있고, 그 외 등산대회와 같이 원생이 단합할 수 있는 행사를 많이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 회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

A :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대학원 내에 조성하는 게 목표다. 특히 원생들은 연구실에서 따로 생활하는 일이 잦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등산대회, 체육대회 등 한 번씩 연구실 밖으로 나와 다 같이 어울리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게 하고 싶다.

Q : 원생의 생활은 어떠한가?

A : 일주일에 2~3일 정도 강의가 있다. 학부생에 비해 강의를 적게 듣는 편이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연구에 몰두한다. 또 학회에 참석해서 논문을 발표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문적으로 성장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학우들과 함께 수준 높은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고 연구도 하면서 사이가 더 돈독해질 수 있어서 좋다.

Q : 대학원 이후 원생들의 진로는?

A : 석사가 되고난 후 대부분 기업에 취직하거나 각 대학원 전공 관련 연구소에서 일을 한다. 박사과정에 진학한 원생들은 시간강사부터 시작해서 교수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직장이 있어도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대학원은 단순히 취직을 위해 오는 곳이 아니라 학문적 수양을 위해 오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Q : 대학원을 준비하는 학부생들에게 조언한다면?

A : 대학원 진학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이라면 우선 대학 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오라고 말해두고 싶다. 관심 있는 전공 분야를 충실히 공부해온다면 대학원에 와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대학원에서는 큰 프로젝트를 할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공모전 같은 대외활동도 추천한다. 그리고 많은 학부생들이 대학원을 선택할 때 대학 간판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좋은 지도교수 아래서 열심히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원에도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다. 대학 간판보다는 연구 수준을 중시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면 우리 대학원에도 좋은 일일 것이다.

Q : 대학원에 바라는 점이 있나?

A : 인문사회학은 순수한 학문을 탐구하는 곳이기 때문에 성과를 보이기가 힘든 편이다. 가시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풍토에 비춰보면 공과계열, 자연과학계열에 비해 인문계열에 대한 지원이 적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원에서는 인문학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건이 된다면 인문계열도 많이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또 대학원 건물이 따로 있는 게 아니어서 학부생 위주의 시설로 이뤄진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하다. 대학원에 애착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기 위한 대학원만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다른 학우들을 위해서라도 대학원 연구실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Q : 대학원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대학원에서는 학문적인 부분과 더불어 인간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생활하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다. 힘든 만큼 아름다운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동아대학보 제1098호 2012년 10월 8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