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10년 03월 10일
2009년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요즘 대학생의 73.4%가 전공과는 다른 분야로 취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서도 전공과는 판이한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우리 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현재 2개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창오(조소 91학번) 동문을 찾아가 봤다.
미술 학도에서 김치찌개집 사장이 되기까지
손 동문은 현재 부산 사상에서 김치찌개 전문점과 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다. 저녁 시간을 준비하는 점원들의 손길이 매우 바빠 보이던 지난 달 24일, 흔히 연상되는 김치찌개 집과는 달리 세련되고 은은한 분위기로 꾸며진 넓은 규모의 가게에서 그를 만났다.
대학 시절부터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선배의 권유로 고기집을 차리게 됐다. 그는 "회사 생활 10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 포항에 살면서 진정한 행복이 뭔지 생각했다"며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돼 부산행을 결정했다고.
그렇게 1년 정도 밤샘 생활을 거듭하며 가게에 매달린 끝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된 그는 또다시 돼지국밥으로 유명한 '사상 돼지국밥 거리'를 겨냥해서 기름기가 없는 특화된 음식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거듭된 고민 끝에 손 동문은 김치찌개를 좀 더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한 음식으로 만들고 싶어 김치찌개의 고장 전주를 직접 찾아갔다. 그 곳에서 숙성시킨 김치의 깊은 맛과 재료 등의 비법을 전수 받은 손 동문은 김치찌개 전문 체인의 부산 1호점을 열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
조소를 배우던 학생에서 김치찌개 가게 사장으로 대변신한 그는 "대학시절 '미팅'을 많이 나갔던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한다. 사람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지금의 일에 대한 노하우를 '미팅'에서 배운 것이다. 음대 출신의 부인도 미팅에서 만나 6년의 연애 끝에 결혼 했다고 하니 그의 너스레가 과장은 아닌 듯하다. 또한 손 동문은 중학교 때까지 체육 특기생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대학을 다니는 4년 내내 '동아체전'에 복싱 대표로 나가 모두 K.O승을 거뒀고,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과 보디빌더 자격증까지 보유하고 있다.
체격도 좋고 운동실력도 좋은 그는 음식점을 하면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주정을 부리는 손님들, 아무 이유 없이 트집을 잡는 손님들 앞에서는 좌절할 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을 배부르게 하는 양식을 제공하는 일이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또한 그는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자주 웃으면 늙지 않는다는 말을 새겨듣고 매일 웃으면서 스스로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했다.
늘 새로운 목표를 세워 꿈을 바꿔간다는 손창오 동문은 이번에는 미용실 개원을 목표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지내고 있다. 그는 후배들에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니 자신감을 가지고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수지 기자
hakbokjs@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7호 (2010. 3.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