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챔피언-(주)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대표이사/허동윤(건축공학78
인생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챔피언-(주)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대표이사/허동윤(건축공학78
  • 장소영
  • 승인 2010.05.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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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개인의 취향>에 등장하는 건축가 전진호(이민호 분)의 모습을 본 적 있는가. 세련된 외모를 가진 그는 말끔한 스타일과 까칠한 매력을 겸비한 '멋있는 사람'이다. 이 때문인지 건축 일을 하고 있는 허동윤 동문을 만나러 가면서 '어떤 건축가일까'라는 호기심 뒤에 드라마 속 건축가 전진호의 모습을 지울 수 없었다. 그를 마주한 순간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깨닫고 드라마 속 전진호의 모습은 얼른 접어뒀다. 그러나 허 동문에게는 전진호의 까칠함 대신 아버지 같은 푸근함이 있었고, 사람 좋은 미소가 있었다.

 

문학적ㆍ예술적 소양 갖춘 건축가

이탈리아 건축가 지오폰티(Gio Ponti)는 말했다. "로마의 반은 신이 만들었고, 나머지 반은 건축가가 만들었다"고. 허 동문은 학부시절 수업시간에 김성곤 교수가 들려준 지오폰티의 이 명언과 함께 "자연은 신이 만든 건축이고, 건축은 인간이 만든 자연"이라는 김 교수의 말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 말은 당시 허 동문의 뇌리를 강렬하게 자극했고, 이 말을 계기로 허 동문은 건축가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글쓰기에도 재능이 있었다. 학부시절에는 매년 교지에 자신의 수필이나 시가 실렸다고 하니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듯하다.

허 동문은 "드라마에서도 그렇듯 건축가라는 직업이 멋있게 보이지만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아간다"며 "어느 직업이든 그렇겠지만, 건축가는 시대 속에서 항상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 큰 아버지가 건설업으로 부유하게 사는 게 좋아보였던 것이 공학도가 된 가장 첫 번째 이유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는 그의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로만은 들리지 않는 것은 왜일까.

그는 학부시절 도서관에서 건축 관련 잡지를 보다가 한국건축가협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며 선정된 '건축가 20인'에 우리 대학 출신의 건축가가 한 명도 없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는 한국건축가협회 부회장 자리를 역임하고 있다.

"제대로 된 건축은 그 시대의 양식과 정신, 자신의 가치관을 담아야한다. 일부 사람들이 건축을 투기나 투자, 재테크의 수단으로만 삼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그는 인생의 최종목표를 묻는 질문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건축"이라고 단언한다.

 

철학이 내재된 삶을 살아갔으면

허 동문은 회사에서 '나눔'철학을 바탕으로 'CEO 추천도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것은 건전한 독서문화 정착을 위하여 2개월마다 한 번씩 CEO가 4~5권의 책을 직접 선정해 전 직원이 돌아가면서 읽는 것으로, 다 읽은 책은 가까운 관공서와 사회복지단체에 기증한다.

허 동문은 "철학이 내재된 삶을 살아야 한다"며 인문학 도서를 많이 읽기를 권장했다. 또한 그는 최근 대학의 학문이 취업 위주로만 변질해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대학은 연구기관이 되어야지, 장사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시대의 대학생들은 시대를 돌아볼 줄 알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이 되길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기 인생의 주어진 범위 내에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의 삶이 성공한 것"이라며, 건축가가 되기 위한 후배들에게 '사회성'을 갖추길 당부했다.

학부시절 자신이 직접 그린 건축 스케치를 보여주며 "여학생들 여럿 애태웠다"는 허 동문은 30여 년 전과 똑같은 '건축'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또 다른 스케치를 시작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제대로 된 건축'은 이 땅과 역사에 오랫동안 감명을 남긴다고 한다. 머지않아 이 시대의 정신과 그의 철학이 담긴 '허동윤 표' 멋진 건축물에 감명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강나래 기자
hakboknr@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9호 (201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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