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면을 꿰뚫다 -극작가 / 고연옥(식품영양학 90학번) 동문
인간의 이면을 꿰뚫다 -극작가 / 고연옥(식품영양학 90학번) 동문
  • 윤은주
  • 승인 2010.06.1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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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우리 대학교 출신의 여성 극작가가 있다. 그녀의 개인 창작극(인류 최초의 키스, 웃어라 무덤아, 발자국 안에서)과 해외극의 번안, 각색, 윤색, 뮤지컬(두 번째 태양)을 비롯한 10여 편의 작품이 모두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올해의 우수희곡(2001) △대산창작기금 희곡상(2003) △올해의 예술상,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희곡상(2004)을 수상했고, 올해 '부산국제연극제'에서 작품 <꿈꾸는 화석>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다음 작품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고연옥(식품영양학 90학번) 동문을 인터뷰했다.

졸업 후 고민… 결론은 '작가'
1993년도에 우리 대학 제1대 생활과학대학 부회장을 지낸 고 동문은 "생활대 학생회가 지금은 어떤 모습이 되었을지 궁금하다"며 "수동적이었던 학우들을 움직이게 하고, 생활대의 정체성을 모색하느라 정말 바쁘게 지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 동문은 극작가로서 문학수업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글을 쓰는 일은 자신 있었고, 연극에 큰 매력을 느꼈다.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연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대학 시절에도 극본과 연출을 맡은 몇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 적이 있다. 또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건 글 쓰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도 있었다고.
그 결과 고 동문이 택한 첫 직업은 지역의 한 시사종합지 기자였다. "당시 거대권력의 횡포에 당하는 약자나 소수자의 이야기들을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며 "이 경험들이 후에 작가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방송국의 구성작가로도 일했다.

고 동문이 작가에 입문한 것은 94년이다. 부산문화방송 아동문학대상 소년소설 부문에 당선돼 동화작가로 활동했고, 96년에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됐다. 이때 고 동문은 "내가 기자인지 작가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죽는 게 아닌가'하는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며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같은 고민을 극복하고 2000년 결혼과 함께 선택한 것은 본격적인 '작가 생활'의 시작이었다.


"시대의 질문을 피하지 말라"
"내가 전공과는 다른 길을 갔기 때문인지 몰라도, 대학시절의 전공은 결정적인 것이 아니다"고 말하는 고 동문은 직업을 결정할 땐 다른 어떤 노력보다도 정말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 동문은 후배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물어온다면 "자신에게 던져지는 이 시대의 질문을 피하지 말라"고 답해준다. 왜냐하면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도전'은 겉보기에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보다 바로 자기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이 맥락에서, 고 동문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극작가였다.

오는 7월 일본 오키나와 키즈 페스티벌에서 공연되는 가족극 <내가 울어줄게>, 10월 일본 도쿄에서 <달이 물로 걸어오듯>(극단 청년좌)과 남산예술센터에서의 <내 심장을 쏴라>, 11월 <엄마를 부탁해> 재공연 및 지방 순회공연으로 바쁜 극작가이지만 한편으로는 두 아이 엄마로서의 삶과 대학에서 극작을 배우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연옥 동문은 그야말로 '슈퍼우먼' 이었다.

"지나온 10년만큼 다가오는 10년도 바쁘고 운이 좋은 작가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그녀의 바람이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유원 기자
hakboyw@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0호 (2010.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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