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부 소방서 주례119안전센터 부센터장 김영호(법학 98학번) 동문
부산 북부 소방서 주례119안전센터 부센터장 김영호(법학 98학번) 동문
  • 서성희
  • 승인 2012.09.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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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소방관이 되어 돌아오다




국민 92.9%가 신뢰하는 직업 1위, 소설가 김훈이 '거룩하다'고 말한 직업, 소방관. 우리 대학교 김영호(법학 98학번) 동문은 그 거룩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지난해 69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제17기 소방간부후보생이 된 김영호 동문은 1년간의 훈련을 마친 뒤 지금은 주례119안전센터의 부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웃는 얼굴로 "더 나은 소방 현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꿈을 찾아 헤맸던 20대

1998년 김영호 동문은 법관의 꿈을 품고 우리 대학 법학과에 입학했다. 김 동문은 2학년 때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해 법대 스터디그룹에서 1년을 공부했고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또 1년을 보냈다. 이후 우리 대학으로 돌아와 학업을 계속하던 그는 문득 '뜬구름만 잡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깊은 회의감에 휩싸였다. 그때 '한 우물만 파기보단 20대에 해봐야 할 많은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2년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 동문은 졸업 이후 양산의 중견 식품회사 법무기획팀에 취업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사직서를 제출했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직업이었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견디기 힘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동문은 "중소기업에 다닌다고 '중소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땐 이런 생각을 못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영호 동문은 출입국관리공무원 준비를 위해 다시 노량진으로 떠나 6개월을 보냈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열심히 공부했지만 원서접수기간을 놓치는 바람에 시험 한 번 제대로 치지 못했다. 충격도 잠시, 이어진 7·9급 지방직 행정공무원 시험에도 낙방한 그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었다. '소방간부후보생'이었다.

매일 1시간씩 했던 운동이 실기시험 때 빛을 발하면서 김영호 동문은 제17기 소방간부후보생에 뽑히게 됐다. 당시 후보생 중 지방사립대 졸업자는 김 동문 혼자뿐이었다. 하지만 쉼 없는 노력 끝에 그는 논문 평가에서 1등을 차지했고 자치위원장 활동도 인정받아 국무총리상까지 수상했다. 이후 김영호 동문은 소방관으로서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소방은 내 천직"

소방관은 화재 시 겨울 점퍼 2개와 맞먹는 방화복을 입고 30kg의 장비를 진 채 현장으로 출동한다. 하지만 방화복을 착용해도 불길 속에 들어가면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김영호 동문은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한다. 그는 "리더가 먼저 출동하지 않으면 팀원들은 겁이 나서 소방차에서 내리지도 못할 것"이라며 "항상 먼저 현장에 뛰어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119센터에 찾아와 고맙다고 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동문. 그는 "소방 임무를 하다보면 매력적인 직업임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소방이 내 천직"이라고 말했다. 김 동문은 "자신이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일이 곧 천직이고, 천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하면 더욱 보람차다"며 빙긋이 웃었다.

김 동문은 '소방의 엘리트'로 불리는 소방간부후보생 출신으로서 자부심도 있지만 책임감도 많이 따른다고 한다. 그는 "소방서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돼 있어 예산과 복지 수준이 경찰서에 비해 떨어진다"며 "소방본부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탁상공론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과 복지로 직원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후배들에게 "인생에는 기복이 있다"며 "실패했을 때 절망하지 말고, 성공했을 때 교만하지 말라"는 조언을 전해준 김영호 동문. 인간미 넘치고 신뢰받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실현되기를 응원한다.

홍슬기 기자
hakbosg@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7호 2012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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