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산 '바다에세이 포구' 여행디자이너 오성은(문예창작학 03학번) 동문
KBS 부산 '바다에세이 포구' 여행디자이너 오성은(문예창작학 03학번) 동문
  • 서성희
  • 승인 2012.10.11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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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디자인하는 여행디자이너

"저는 지금 남해안이 한눈에 보이는 금오산 정상에 올라와 있는데요. 제가 찾아갈 포구도 이 멋진 풍경 속에 있습니다." 전국의 포구를 찾아다니며 '포구는 살아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는 이 사람은 KBS 부산방송총국 '바다에세이 포구'의 여행디자이너 오성은(문예창작학 03학번) 동문이다. 오 동문은 여행디자이너로서 여행지 선정 및 여행 기획을 통해 현대인의 피로를 풀어주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 매주 금요일 그는 아름다운 포구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일하며 여행하며

방송 특성상 오성은 동문은 매주 긴 시간 동안 배를 타야 한다. 한 번 나가면 10시간~12시간씩 배를 타야 했다. 오 동문은 "멀미는 물론 추위와도 싸워야 한다. 가끔은 공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한 번은 기장에서 멸치잡이 배에 오른 적이 있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선상에서 멀미에 시달리던 오 동문은 육지로 돌아와서도 쉴 수 없었다. 어부들이 곧바로 멸치털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달팠지만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물을 터는 어부들의 모습을 보며 오 동문은 포구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꼈다.

그는 가장 인상 깊었던 촬영지로 소설가 이청준의 생가가 있는 전라남도 장흥군 해진면을 꼽았다. "이청준 선생의 생가는 소설 『서편제』의 배경 마을에 있다.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 이 마을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시골길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간척사업이 진행되면서 이 시골길은 볼 수 없게 됐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이청준의 생가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푯말을 세우고 주변을 가꾸기 시작했다. "공간은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공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여행디자이너이지만 오성은 동문이 여행을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다. 학부생 시절 오 동문에게 있어 여행은 학과에서 가는 문학기행이 전부였다. 그 대신 여행에 나설 때마다 나름의 주제와 의미를 정했다. 오 동문은 문학기행을 통해 여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배웠다고 한다. 그는 "미리 조사하고 여행을 떠나면 더욱 다양한 풍경이 눈에 들어올 것"이라며 "여행을 떠나기 전 공부를 해보라"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자기 길은 자기가 개척해야"

"학점과 강의에 얽매여 대학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오성은 동문은 직업만큼이나 자유롭게 대학 시절을 보냈다. 그는 한 때 연극과 영화에 빠져 살았다. 좋은 작품을 찾아 애정을 가지고 접근했던 오 동문은 부산국제영화제 제1기 시민논평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대학교 흑인음악 동아리 '리드머' 창단에도 일조했다. 고교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오 동문은 인문대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조직했다. 오 동문은 "처음에는 이름도 동아리방도 없이 조그마하게 시작했다. 군대에 다녀 올 동안 친구들이 힘쓴 덕분에 3년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중앙동아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흑인음악 특유의 반항적이고 어두운 느낌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반항아로 비친 적도 있다. 그는 "자유로운 음악 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학부 시절 오성은 동문도 꿈과 진로 때문에 고민했다. 그때마다 다른 사람의 흔적을 따라 가보았다고 한다. 가장 가깝게는 친구나 교수님, 멀게는 TV 속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의 흔적을 찾아보았다. 이후 그는 자기 길은 자기가 개척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인터뷰 내내 친근한 미소를 잃지 않은 오성은 동문. 그는 마지막으로 "청춘을 스펙에만 가둬둔 채 자신의 가치에 소홀히 하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여행을 기획하듯 인생도 과감히 편집해보세요. 세상을 바꾸는 '편집자'가 되는 거죠."

박근우 기자
hakbopgw@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8호 2012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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