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야학' 교장 / 양기홍(기계공학 2) 학생
최종수정일 / 2008년 06월 04일
사진 : 양기홍 학생이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릴 적 가지고 있었던 꿈을 이룬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지난달 23일 꿈을 가지고 살아가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바로 우리대학교 기계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양기홍 학생. 그는 형설야학의 교장선생님이기도 하다.
이루지 못한 교사의 꿈
그는 왜 야학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을까. "어릴 적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군 제대 후 재수준비를 하기도 했다"는 양기홍 학생은 야학 교사를 통해 그 꿈을 이룬 셈이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선생님으로부터 대학시절 야학활동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 말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그가 야학 교장선생이 된 지는 이제 두 달 정도. "당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야학에 투자할 시간이 조금 더 많았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교장선생님이 되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양기홍 학생이 맡은 과목은 수학이다. 특별한 수업 노하우는 없냐는 질문에 "특별한 방법이 있다기 보다는 어르신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배움과 가르침, 강학과 학강
강학(講學)은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뜻으로 야학 교사를 칭하는 말이고 학강은 '배우면서 가르친다'는 뜻으로 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양기홍 학생은 "어르신들은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서 야학에 오기 때문에 학구열이 대단하다"며 일반 검정고시 학원보다 편하게 공부하려고 야학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몸이 많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나와 공부를 하는 한 어머님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또 "일이 끝난 밤에 공부를 하기 때문에 많이 고단할텐데 여태 조는 분을 못 봤다"며 오히려 학강들에게 배우는 점이 더 많다고.
지난 4월에는 야학교사가 된 후 처음으로 검정고시가 있는 달이었다. "시험을 치는 학강분들을 보면서 수능 칠 때 담임선생님의 기분을 느꼈다"며 자신이 가르쳤던 학강들 중 한 사람만 검정고시를 통과해서 아쉬웠다고 한다.
하지만 '선생님 덕분에 통과했다'며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뿌듯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바쁘게 사는 게 좋아
학교생활과 야학활동을 병행하다 보면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느냐는 물음에 "시간은 얼마든지 낼 수 있어요. 술 두 번 안마시면 되는걸요"라며 "바쁘게 사는 게 좋다"고 대답하는 그.
물론 시험기간, 조별모임이나 발표수업 때는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계획성 있게 일을 짜고 틈틈이 공부를 하면 학교생활과 다른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끔 "돈도 안 주는데 왜 하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는 "전문교사는 아니지만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며 "꼭 돈을 받고 해야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 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양기홍 학생은 앞으로 1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야학활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7월 중순에는 국제 워크캠프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꿈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양기홍 학생. 앞으로도 그 도전정신을 잃지 말고 하는 일마다 큰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장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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