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년남자와 공예의 행복한 로맨스-서울미술대전 참가 / 공예학과 오구환 교수
한 중년남자와 공예의 행복한 로맨스-서울미술대전 참가 / 공예학과 오구환 교수
  • 장소영
  • 승인 2010.05.10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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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11월 16일

 


우리나라 미술 초대전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미술대전'에 우리대학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는 제보를 받고 한걸음에 구덕캠퍼스로 달려갔다.

예술대학을 찾아가는 길은 (과장 조금 보태)지리산 등산코스 못지않았다. "찾아오느라 힘들었죠?"라며 캔커피를 건넨 오구환(공예학) 교수는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친근한 눈웃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예술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해야"

올해로 제24회를 맞은 '서울미술대전'은 국내 미술계 작가들의 대표작품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초대전이다. 오 교수는 목칠공예 부문에 2004년에 제작한 <여름이 지나면>과 올해 제작한 <남도>를 출품했다. 그는 "두 작품이 내 대표작이라고 생각돼 출품하게 됐다"며 "서울미술대전에 참가하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 교수는 "중·고등학교 미술선생님들이 처음 내 자질을 평가하고 인정해 줬다"며 소소한 계기에서 미술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나무, 꽃, 하늘 등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연들을 자신의 작품세계로 들여놓았다. 그래서일까. 연구실에 있는 오 교수의 작품들은 예술작품에서 자칫 느껴질 수 있는 거리감이나 난해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예술엔 답이 없다는 그는 "예술작품을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뜨거운 가슴으로 느꼈으면 좋겠다"며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가로 거듭나길 소망했다.

약 25회에 달하는 개인전, 단체전에 참가한 그는 이제 작품전시회에 도가 틀만도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전시회, 특히 개인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고 한다. 그는 "대중에게 내 작품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만큼 작품에 대한 책임이 날이 갈수록 막중해지기 때문"이라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공예작업을 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해

그의 얘기를 조금만 들어보면 얼마나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아끼는지 단박에 느낄 수 있다. 보통 아들, 딸들이 자신과 똑같은 분야의 길을 걷겠다고 하면 부모의 태반은 말리기 마련이지만 오 교수는 달랐다. "중학교 2학년인 딸이 미술에 무척 관심을 보인다"며 "미술에 몸담고 있는 입장으로서 전공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답했다.

오 교수에게 공예는 큰맘 먹고 전시회에 가야만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옆에 있는 일상을 의미했다. 그는 "공예는 인류가 컵, 도기와 같은 도구를만들어 사용할 때부터 함께했다"며 "더 나아가 지금은 사람들의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공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오 교수 인생의 최종 목표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공예작업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오 교수는 "본교의 선배,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항상 작업에 열심히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특유의 눈웃음과 함께 말을 마쳤다.

날이 갈수록 물질문명에 찌들어 가는 어두운 사회에서 오구환 교수는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돈과 명예는 뒤따라온다'는 명제를 충실히 실천하고 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연과 벗 삼고 나무에게 색을 입히며 환히 웃고 있을 그는, 진정 행복한 로맨티스트 예술가였다.


김지혜 기자
hakbokjh@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4호 (2009.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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