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10년 03월 26일
성기진(기계공학 91 졸), 조벽래(산업공학 94 졸), 장재용(경영학 04 졸), 김남구(전자공학 07 졸)
사진 : 왼쪽부터 이석호 OB 회장, 성기진 원정대장, 조벽래 등반대장, 장재용, 김남구 대원, 김정훈 YB 회장
(오세인 대원은 이날 개인사정으로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했다).
우리 대학 산악회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가 이달 26일부터 6월 7일까지 63일간 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8,516m의 세계 4위봉 로체 등정에 도전한다. 지난 14일 오전, 학생회관 3층 산악회실 앞에서 짐을 챙기고 있던 네 명의 등정대원 및 우리대학 산악회 선후배(일명 YB, OB) 회원들을 만났다.
우리 대학으로부터 1000만 원을 지원받은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는 원정대장 성기진(기계공학 91 졸), 등반대장 조벽래(산업공학 94 졸), 장재용(경영학 04 졸), 김남구(전자공학 07 졸), 오세인(영어영문학 3) 대원으로 구성됐다. 산악회의 이번 등반은 지난해 유럽 최고봉 엘브루즈(5,642m) 등반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다.
성기진 원정대장은 “우리 산악회의 전통이 50년이나 된 만큼 명문 산악회라고 스스로 자부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그 위상에 맞게, 우리 대학의 명예와 전통을 드높이기 위해 이번 원정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원정대는 오는 26일 출국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해 고지대의 공격캠프로 장비와 음식을 수송하는 상행 카라반을 시작한다. 5월 중순 경 캠프 1(5,800m)~4(8,000m) 설치가 마무리되면 기후 등 주위의 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안전한 시기에 정상을 ‘공격’(‘등정’의 산악인 용어)한다.
“세계 최고봉은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일이자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는 장재용 대원은 “비록 미물에 지나지 않는 한 인간이지만 예전부터 가져왔던 내 한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꿈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동아대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데 있었다. 김남구 대원은 “산악회 활동을 하면서 동아대에 자부심이 더욱 생겼다”며 “서울 여느 대학 부럽지 않은 산악실력과 끈끈한 선후배 관계를 갖춘 우리 대학 산악회의 이번 등정에 참가하게 돼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에베레스트-로체 봉우리 등정을 앞두고 산악회원들은 한라산 혹한기 등반, 천황사·무위사 왕복 약 30km 구보, 월출산 야간산행, 광안대교 밤새 걷기, 암벽·빙벽등반, 마라톤 등 14차례에 걸친 극기훈련으로 팀워크와 등반실력을 다졌다.
이석호 산악회장은 “58년 동아리 창립 이래 끈끈한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며 여러 국내외의 행사를 통해 산악회를 알려왔다”며 “이번 에베레스트-로체 원정을 계기로 동아산악회의 이름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 ‘동아’의 세계적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며 학교 측의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만약 1, 2차 등정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조벽래 등반대장은 “정상만이 목표가 아니다. 다 같이 산을 오르고 내리며 각자가 만족감과 위안을 갖는 것이 목표고, 하늘이 허락하는 만큼에 승복하고 따라야 한다”며 “기상이 좋지 않아 도전을 하지 못할 경우에도 무리하게 도전하지 않고 베이스캠프 철수(5/23~25) 및 하행 카라반(5/25~5/30) 일정을 변경 없이 진행할 것”이라 했다. 그는 ‘정상에 오르면 어떤 세레머니를 보일 것이냐’는 질문에 “가장 큰 세레머니는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
물론 그들은 “우리 대학 교기를 가져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펼치는 세레머니를 할 것”이라며 기자에게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화상 전화로 일종의 세레머니를 하겠다”고도 말했다. 여기 에 김남구 대원은 “단, 수신자 부담으로”라는 단서를 붙여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했다. 화상 전화가 실제로 가능하다면, 혹은 가능하지 않더라도 정상에서 우리 대학 깃발을 들고 성취의 기쁨으로 환하게 웃는 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가 일정에 동행할 ‘트래킹 팀’을 모집한다. 출발은 5월 초순으로 예정돼 있으며, 소요 기간은 16~17일. 동아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카트만두에서 베이스캠프까지 히말라야 산맥을 향해 가는 일정으로, 일반인은 쉽게 가지 않을 해외 원정 코스다. 관련 문의 ☎ 010-8510-5478.
이유원 기자
hakboyw@donga.ac.kr
최초입력일/ 2010년 3월 1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