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관왕 … 두뇌파 씨름왕


제25회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 대학부 개인전 역사급(105kg 이하) 결승에서 우리 대학교 최성환(체육학 1) 학생이 상대를 들배지기로 제압하며 올 시즌 6관왕을 기록했다. IQ150 이상의 영재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멘사코리아의 회원이었던 최성환 학생은 두뇌파 씨름으로 각종 씨름대회에서 활약하며 우리 대학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 준 씨름

초등학교 6학년 때 씨름부가 있는 경주 용황초등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씨름을 시작하게 된 최성환 학생의 경기장엔 항상 아버지가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그는 "특별한 징크스는 없는데 아버지께서 매 경기 찾아와주셔서 그런지, 이젠 경기장에 안 오시면 불안해진다"며 항상 자신을 응원하는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8년간의 선수생활 동안 큰 부상을 당한 적은 없었지만 씨름의 특성상 무릎과 허리, 어깨가 꺾이는 등의 잔부상을 입기도 했다. 또한 매일 계속되는 훈련에 가끔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땐 씨름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씨름은 내가 선택한 거니까 절대 그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씨름을 통해 인사성도 밝아지고 웃음도 많아져 인간성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IQ지수가 151인 그는, 한때 멘사코리아의 회원이었다. 하지만 멘사 시험시간과 훈련시간이 겹칠 때가 많아 7개월간 시험을 보지 못했고, 지금은 회원자격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는 "시험을 치려면 다시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운동에 방해될까봐 시간이 아까워 안 하고 있다"며 씨름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제2의 ○○○보다는
제2의 최성환 나오길"


이제 20살. 씨름 외에도 야구·축구·당구를 좋아한다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당구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한다.

여러 보도자료에서 '제2의 이만기'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최성환 학생은 이 별명에 그리 만족하지는 않는다. 그는 "제2의 누구라고 불리기보다 내가 시작이 되어 제2의 최성환을 만들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인생의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는 "파워레인져처럼 살고 싶다(웃음)"며, "정확히 말하면 착한 일을 하면서, 자신보다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씨름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게 되면서 씨름인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성환 학생은 씨름 꿈나무들을 향해 "스스로의 발전과 씨름 전체의 발전을 위해 놀고 싶어도 참을 줄 알고 코치님 말도 잘 들으며 하루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더 투자해서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씨름이 인기종목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지 않겠냐"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성환 학생은 이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지난 10월 제9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빼앗긴 역사급 정상을 다시 찾는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씨름인생의 최종목표는 이만기 선수의 뒤를 이어 한라급 천하장사가 되는 것이라고. 자신이 택한 길이라 절대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최성환 학생. 앞으로 펼쳐질 그의 화려한 씨름인생을 응원한다.

 박민아 기자
 hakboma@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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