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외국인 한국어말하기대회 최우수상 수상 / 장림려(국어국문학 4) 학생
제8회 외국인 한국어말하기대회 최우수상 수상 / 장림려(국어국문학 4) 학생
  • 서성희
  • 승인 2012.06.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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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녀의 부산 체험기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고향을 벗어난 적 없는 '베이징 토박이'가 부산에 상륙했다. 교환학생프로그램을 통해 올 한해를 한국에서 보내게 된 장림려(국어국문학 4·중국) 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지난 4월 27일 우리 대학교가 개최한 '제8회 외국인 한국어말하기 대회(이하 한국어대회)'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이젠 중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즐겁다는 장림려 학생을 만나보았다.

우여곡절 끝에 거머쥔 최우수상

처음 한국어대회 소식을 들었을 때 장림려 학생은 참가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수업 외에는 발표 경험이 없을뿐더러 한국어도 유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가깝게 지내던 중어중문학과 친구들의 도움과 격려로 한국어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한국어대회는 1차 원고심사와 2차 본선대회로 이뤄졌다. 그녀는 "말하기·문법 등 언어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고 대회 준비 과정을 회상했다. 특히 골머리를 앓았던 것은 발음이었다. 장림려 학생은 "예를 들어 '장림려'를 발음할 때 'ㅇ'(받침)과 'ㄹ'이 합쳐지면서 '림'이 아닌 '님'으로 발음한다고 배웠지만 읽을 땐 쉽게 적용되지 않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마지막까지 발음 교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착실하게 대회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대회 전날 심한 감기에 걸린 것. 친한 친구마저 레이디가가 콘서트를 보러 서울로 가버려 그녀의 몸과 마음은 더욱 아프고 외로웠다. 결국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대회에 참가한 그녀. 열심히 준비한 원고를 제대로 읽지도 못할 것 같아 걱정했지만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연단에 올라섰다.

장림려 학생은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야말로 진정한 친구'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녀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중국의 전통우화를 인용했다. 우화는 양이 이리의 습격을 받았을 때, 친구인 소·말·나귀는 외면했지만 개만이 도와줬다는 내용이었다. 걱정했던 발음 실수도 없이 성공적으로 발표를 마쳤다. 결국 그녀는 다른 참가자들을 제치고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녀가 말하는 수상 비결은 바로 적극적인 감정 표현. 그녀는 "다른 중급반 친구들보다 한국어실력이 조금 부족하지만 글에 감정을 실어 잘 표현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 부상으로 받은 상금으로는 "선생님과 친구들, 엄마를 위한 선물을 살 예정"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한국음식이 제일 좋아요"

한국에 완벽히 적응한 장림려 학생. 그녀는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산, 다정한 사람들, 재미있는 드라마까지, 그녀는 한국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를 매혹시킨 건 바로 한국 음식이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돼지껍데기와 감자탕. 지금은 거의 모든 한국음식을 잘 먹지만 처음에는 먹는 방법을 몰라 곤란을 겪은 적도 많았다. 어느 날 그녀는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 하지만 생각보다 짠맛에 당황했다. 알고 보니 종지에 담겨 있는 소금을 모조리 국물에 넣은 것. 그녀는 "친구가 설명해주기 전까지는 소금을 다 넣어야 하는 줄 알았다"며 "결국 소금에 잔뜩 절어 있는 닭고기를 먹어야 했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중국에서 맛볼 수 있는 한국음식은 불고기·냉면·라면·잡채 등에 한정돼 있고 단맛이 너무 강하다"며 볼멘소리를 늘어놓던 장림려 학생. 그녀의 꿈은 중국으로 돌아가 돼지껍데기와 감자탕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남은 8개월이 너무 짧아요. 더 많은 시간이 있다면 좋겠어요." 서툰 말투도 한국에 대한 장림려 학생의 애정을 숨길 수 없었다.

홍슬기 기자
hakbosg@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6호 2012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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