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의 원년을 맞아
선진화의 원년을 맞아
  • 장소영
  • 승인 2010.05.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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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8년 03월 08일


“건국 후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은 세계화의 큰 틀 속에서 기업경제를 기반으로 한 복지국가의 건설이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겠다. 국가의 명운을 걱정하고 인류의 밝은 장래를 염원하는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통령의 이러한 그림을 환영하고 그대로 실현되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꿈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벌써 인수위원회 가동서부터 취임에 이르기까지 정신없이 쏟아낸 정책과 인사에서 많은 잡음과 논란이 있지 않았나.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우리는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슬슬 걱정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한 가지 예로 영어교육 강화정책을 적극 환영하면서도 불안하게 스며드는 이 우려감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싱가포르 경제 선진화에 큰 기여를 한 고촉통 싱가포르 전 총리는 어느 국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글로벌 코리아와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에 깊은 수긍이 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영어교육 강화정책에 찬성”한다면서 “영어 없이 어떻게 글로벌 코리아로 가겠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래 다 맞는 말이다. 언어가 서로 다른 여러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같이 써야할 언어를 익혀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창의적인 수월성이 그 언어를 통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 틈에서도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싱가포르는 그랬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에게는 딱 들어맞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다행히도 인수위가 영어 외에 다른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몰입교육을 국가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 문제는 잠복했을 뿐 두고두고 지속적이고도 간헐적으로 부각하면서 논쟁의 핵심이 될 소지가 높다. 과거 한 작가가 영어공용어 문제를 제기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를 한다고 우리말이 홀대받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단기간에 조급하게 처리할 수는 없다. 영어가 필요한 분야에서 필요한 사람들이 제대로 익혀가면, 그러한 분야가 사회전반에 걸쳐 확대되면서 영어교육 강화책이 지향하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역사학자 토인비(Toynbee)의 말대로, 혁명가처럼 내 생애에 당장 세상을 바꾸겠다고 애쓰지 말자. 열심히 노력해서 작은 변화라도 생기면 그것이 곧 인류에게는 큰 기여가 아니겠는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선진화의 원년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마음에 담아 두었던 작은 걱정 하나를 덜어내는 일이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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