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제를 끝내며
올림픽, 축제를 끝내며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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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8년 09월 04일


17일 동안의 열전으로 전 세계 인류가 함께 울고 웃으며 열광했던 지구촌 축제도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로 아시아에서는 개최지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올림픽 축제가 끝난 지금, 그 열광과 흥분을 일상생활의 신바람으로 승화시켜 삶의 활력으로 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앞날을 위해 연이은 금메달 행진에 가려졌던 그늘진 부분을 냉철하게 되짚어보는 게 더 필요하다.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 개개인의 땀과 눈물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올림픽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감동과 환희도 이들 선수의 활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 내내 우리 스스로 국가 간의 과도한 메달 경쟁에 현혹되어 올림픽의 진정한 주인공들을 잊었던 것은 아닌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올림픽도 승부를 겨루는 경기인 이상 승패가 갈리고,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메달 수상자만 주목하고 등외 선수들에게는 제대로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타성이나 올림픽 기간 외에는 '찬밥'으로 여기던 비인기 종목을 메달만 따면 '국익의 수호자'인 양 마구 떠받드는 '냄비 여론'은 비뚤어진 우리 시각의 일단을 보여준다.

비록 메달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우리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 숨은 영웅들에게도 아낌없이 격려의 박수갈채를 보내는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기대된다. 또한 국가별 메달 경쟁은 마치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듯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나 체육단체 측은 '즐기는 스포츠,' '사회체육' 보다는 '남에게 보이는 체육,' 즉 '스포츠 기계'를 양산하는 '엘리트 체육'에 매진해 왔다.

그보다는 온 국민이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사회체육의 기반을 다지고, 이를 통해 국민의 체력이 전반적으로 증진되고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서 그것이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옳지 않을까. 이를 통해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제발 2012년 런던 올림픽은 '보는 올림픽' 수준을 넘어 '함께 하는' 올림픽으로 거듭 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동아대학보 제1064호 (2008.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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