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포비아
멜라민포비아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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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8년 10월 09일


중국산 멜라민 파동이 휘몰아치면서 당국이 의심제품에 대해 전면 유통금지조치를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비상대책추진단을 구성하는 한편 수입ㆍ판매 금지식품의 신속한 수거검사와 회수를 위해 본청직원들을 투입해 현장조사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직접 식품을 팔고 사는 판매자와 소비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물건을 건네는 판매 상인에게 물어봐도 모르니까 대답도 해주지 않고, 성분분석을 봐도 원산지표시가 되어 있지 않으니 문제가 있는 식품인지 알 길도 없다. '정보의 바다'라고 부르는 온라인 쇼핑몰은 오히려 정보부재가 더 심각하여 중요한 정보인 수입업체나 제조사명은 찾을 수 없다. 해당 수입업체도 대리점을 통해 팔려나간 수량이나 유통되는 곳을 일일이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중국 분유제조업체 전직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낙농농가가 1차적으로 우유에 섞는 화학물질은 멜라민보다 더욱 해로운 질소비료"라고 폭로해 공포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멜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식약청이 공개한 멜라민 관련 제품 리스트도 일관성이 없었다. 먹어도 되는 식품이 하루 만에 먹어서는 안되는 식품으로 바뀌니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식약청은 손이 모자라 민간검사업체를 60여 곳 선정하여 위탁검사를 해왔고 검사업체는 시료를 바꾸면서 엉터리 검사결과를 보고한 걸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리고 대한제과협회, 음식점중앙회, 조리사중앙회, 식품임가공협회 등 판매 금지 조치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곳에 협조공문으로 해당식품의 판매금지를 부탁했다는 식약청의 대응방식도 언론의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멜라민 파동은 상반기에 불거진 쇠고기 파동 이상으로 온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말았다. 다행히 촛불시위 같은 큰 사회적 소동은 없어서 안심이지만, 이 파동의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식약청에서는 멜라민이 전 세계적으로 유통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만에 하나 발생할 위험에 대비해 모든 국가 수입품으로 검사영역을 확대했으며, 해외 제품의 수입단계검사가 이뤄지면 검사가 무기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당국은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보건환경연구원과 농산물품질관리원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같은 식품관련 검사기관을 통합하거나 단일 조직화하는 긴밀함과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각 정부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검역체계를 식약청으로 일원화하여 부처 간 따로 관리하고 있는 농수산물과 가공식품 등에 대한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등의 식품안전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여 멜라민 파동에 따른 국민의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의 보건위생과 건강을 보장하는 일에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동아대학보 제1065호 (2008.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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