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화의 빛과 어둠
지구화의 빛과 어둠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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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5월 15일


지난 달 하순부터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신종 인플루엔자(H1N1)의 확산이 다행스럽게도 점차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차 감염까지 발생했지만 감염 환자들이 치료를 마치고 잇따라 퇴원하는 등, 독감 확산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등장해서 확산되고 진정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사소한 일상생활 속속들이 침투한 지구화에 대해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사실 30~40년 전만 해도 지구 반대편에 있다시피 한 멕시코에서 발생한 독감이 발생하자마자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주리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은 통신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세상만사를 실시간으로 목도할 수도 있고, 교통의 발달에 힘입어 외국 여행을 이웃집 드나들듯이 자유롭게 할 수도 있다. 전 세계 인류가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로 묶여 말 그대로 '지구촌' 사회를 이루게 된 것이다.

이처럼 지구화는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자유롭게 해 주었다는 밝은 면을 지니고 있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에서 보듯이 어두운 측면도 드러내고 있다.

이번 독감 사태도 과거의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마찬가지로, 세계시장에서 값싼 육류의 대량생산을 위해 가축을 집단 사육하는 과정에서 전염성 질병이 창궐하고,  그것이 인근 주민에게까지 전파되는 '종간(種間) 감염' 과정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신종 인플루엔자는 지구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들이 서로 중첩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전개된 일련의 대처 과정을 살펴본다면, 지구화의 그늘진 측면에 지나치게 좌절할 것까지는 없어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각국이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산에 기민하게 대처함으로써,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1918년 스페인 독감과 같은 사태로 비화될 우려를 크게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즉, 지구화가 지식·정보의 유통 및 각종 국제협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지구적 차원의 위기에 대한 체계적인 공동 대응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구화가 우리 인류에게 사소한 국지적 문제를 범세계적 위기로 확산시킬 위험과 전 지구적 위험에 대한 신속하고도 체계적인 대응 능력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구화로 인해 범세계적 위기로 전화될 위험 요소들이 '전장의 지뢰'처럼 전 세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과 같은 '사후 대책'만으로는 '위험사회'의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으며 사전예방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는 우리 인류에게 인간과 환경, 성장과 보전이 균형과 조화를 찾을 수 있는 '대안적 지구화'의 경로를 모색하도록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동아대학보 제1070호 (200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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