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방법
사랑하는 방법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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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0년 01월 21일


우리는 새해의 시작을 항상 부푼 희망과 기대 및 정갈한 약속과 다짐으로 맞는다. 그런 설렘으로 맞은 경인년 새해 아침에 카오디오에서 들리는 노래는 어김없이 사랑노래였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흔한 주제의 노래다. "그대 기뻐하게 해줄 생각뿐인데 표현할 방법을 몰라." 사랑? 그래 좋다. 모호하여 마땅한 정의도 없고 그 방법도 딱히 정해진 것이 없지만, 어쨌든 좋은 감정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당연히 남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고 또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욕구는 아주 본질적이고 중요하다. 만일 이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불만이나 좌절감으로 표출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극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랑의 결핍은 사람이나 사회를 황폐화시키기에 충분하다. 루소는 삶이 곧 사랑이므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살아있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사랑은 또 하나의 확실한 자기존재증명의 방식이니까.

그런데 우리는 사랑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어떤 이는 자기의 행위가 사랑인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사랑할지 생각도 하지 않고 무작정 사랑이라는 표현을 남발한다. 또 사랑을 받는 것으로만 알고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서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렇거든 그대가 먼저 건전한 인격자가 되어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은 우리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진정한 나라 사랑이나 내 고장, 내 직장, 내 가족에 대한 사랑의 길은 어떤 것일까? 일제식민지 시대에는 항일투쟁을 하다가 투옥되어 영어(囹圄)의 생활을 하는 것이 애국의 최고 행동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라를 찾고 민주주의를 구가하게 된 오늘날은 애국의 내용과 방법도 크게 달라졌다. 미국시인 휫먼은 모든 사람들이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지 자기만의 목소리로 충실히 노래를 부르면 그것이 국가와 사회통합을 이루는 화음이 된다고 했다. 따라서 내가 속한 지역사회나 집단, 가족에 대한 사랑의 방법도 경우에 따라서 많이 다를 수 있다. 혹자는 "흔한 게 사랑이라지만 나는 그런 사랑 원하지 않아 "라면서 힘든 사랑의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미미한 행동이라도 진정성이 보인다면 우리는 그 사랑을 존중해야 한다.

흔히 모든 난관도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고, 사랑으로 손잡고 나아가는 곳에는 가시밭길도 꽃밭과 같다고들 한다. 참 진부한 말이지만 아주 소중하다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대에게 언제까지나 기쁨만' 주는 방법도 괜찮을 것이라는 사랑의 가치를 경인년 원단에 유행가 소절에서 깨우침을 얻고 보니 세상에 하찮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춥지만 눈부신 승학골에서 링컨의 표현대로 "그 누구에게도 악의를 갖지 말고 모든 이에게 사랑을 베푸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동아대학보 제1076호 (2010.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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