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지지 말고 배려하는 거울로 살자
빚지지 말고 배려하는 거울로 살자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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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0년 04월 07일


"스님 불 들어갑니다"로 시작된 법정스님의 다비식은 불교신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스님은 열반한 후에도 세간에 많은 화제를 남겼는데 그 중심에는 무소유와 화합이라는 본질이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종교의 사명이고, 세상이 화합하기 위해서는 종교 간의 화합이 솔선수범되어야 한다는 것이 스님의 평소 소신이었다.

우리는 경쟁과 실적지상주의 시대에 살면서 상대의 존재를 통해 나를 되돌아보고 상생하려는 노력보다는 상대방을 극복하려는 욕망을 가지려 한다. 그러다보니 욕심이 과할수록 상대방에게 마음의 빚, 그리고 말의 빚을 많이 지게 된다. 스님은 평소에 이러한 빚을 지지 말고 살자는 실천주의를 보여주었는데, 이 가르침이야말로 과연 내가 주위를 배려하면서 상생하고 있는지 반성하면서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또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거울로 살자는 말씀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경제학자들이 경제의 황금률이라고 한 "받고자 하는 자 먼저 베풀라"는  성경 말씀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또한 어릴 적부터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나 캐나다의 한 대학에 몸담고 있는 오강남 교수는 그의 저서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를 통해 비교종교학자의 눈에 비친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종교 간의 대화란 "서로 상대에게 거울을 들어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혼자 있을 때보다는 비교할 상대가 있을 때 본 모습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며,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라는 뜻을 스님은 저서 『무소유』에서 강조했는데, 지금 그 책을 소유하려는 과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결코 새 것이 들어설 수 없다.

누구든지 살면서 스스로 무소유를 실천하며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것을 가지고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느니, 내가 그래도 큰 일을 했다느니 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스님은 친분이 있던 기독교 신자들을 만날 때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는 마태복음 말씀을 속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면서 삶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 또한 겸손의 덕을 갖춰야 한다. 부디 빚지지 말고 배려하는 거울로 살자.

동아대학보 제1078호 (201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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