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한반도 평화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 장소영
  • 승인 2010.12.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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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외신은 연일 머리기사로 '서해는 세계의 화약고'라고 보도하고 있다. 연평도 주민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생활터전을 잃고 피난 나올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연평도뿐만 아니라 휴전선 부근 지역까지 추가 도발이 예측되는 정국이다. 한국동란 60년 만에 불어온 전쟁의 광풍이다.

북한은 왜 연평도를 공격했을까?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 아사 직전의 체제유지를 위한 대담한 돌발성 공세로 보인다. 둘째, 분단을 더욱 고착시키고 현상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셋째, 남한 정권의 대북정책을 흔들면서 국론분열을 야기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하여 혼돈에 빠뜨리려고 한다. 넷째, 전쟁불사의 군사력과 핵 개발 등을 통해 미국과 대한민국에 대해 관심과 협상의 우위를 지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돌이켜보면 북한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약 20년간 생존전략에 매달려 왔다. 유엔동시가입, 남북기본합의서,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핵 개발 등은 모두 체제보장과 관련이 있다. 지금의 북한 상황은 더 어렵다고 본다. 김정일의 건강문제와 김정은의 권력승계 등 내부문제가 복합적으로 엮여 있는 것이다. 현재는 위기국면 극복과 단기 생존전략이 북한외교의 핵심이다.

한반도의 평화딜레마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일찍이 독일은 대한민국과 달리 분단 40년 동안 '전범국'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이웃나라의 공포와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 민족주의 독일이 아니라 유럽의 일원인 국제주의적 독일로 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의 대응방안은 하나다.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지금의 국면을 안정시키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국제적 분쟁지역으로서의 한반도 이미지 고착'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 연평도에는 150여 명의 국내외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종군기자인 NBC 방송의 엥겔도 연평도에 있다. 이들이 전 세계로 전파하는 이미지는 국제적 분쟁지역으로서의 한반도 이미지다. 이 얼마나 비극인가? 우리는 독일의 숨은 통일정책을 배워야 한다. 보수언론과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독일식 통일을 원한다면 독일 보수언론인과 연방의원의 철학과 표현방식부터 배워야 한다. 북한이 노리는 전략에 말려들 이유가 없다.

국가위기 때는 서로 냉정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고, 국민의 역할은 정부를 신뢰하고 각자의 일에 매진하는 것이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면 국민은 위기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게 우선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국력이고 저력이다. 통일정책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방향 모색은 조금 있다 해도 늦지 않다.

동아대학보 제1084호 (201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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