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관의 성격상 대학은 매년 또는 매학기 같은 패턴의 일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개강 초의 느긋한 진행이 일상화되어 있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대학의 목표가 국가 또는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이라는 기본명제는 변함이 없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학의 구체적인 역할에는 시대적인 변화가 빠르게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는 과거 한 때 전적으로 교육 위주의 기능에서 시작해 점차 연구 역량도 비중 있게 반영하게 되었지만, 앞으로는 많은 대학에게 산학협력의 기능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산학협력은 공과대학 등 몇몇 소수의 단과대학에서 관련 학과 교수들이 기업체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미래의 무한 경쟁시대를 맞는 대학에서는 다수의 단과대학과 관련 학과를 통해 산학협력을 통한 교육, 연구, 창업과 취업지원 활동을 중점 추진해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제고하고,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와 공급을 조화시키는 역할로 지역 사회에 기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고등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이 동반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과감한 체제 개편 등을 통한 지속적인 산학협력 의지 표명과,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산학협력의 기본 방향은 이론 위주의 공급자 중심형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체제 구축과 산업체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육성, 취업 연계교육 및 기술 개발 등을 핵심으로 하는 추진 전략 수립 및 시행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5월 12일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의 산학협력 정보를 대학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대학들이 산학협력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교수들의 산학협력 실적이 연구 실적만큼 우대받는 분위기를 확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대학교에서도 교수업적 평가에서 산학협력 실적 반영의 확대, 연구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연구전담교수와 취업지원 및 현장 실무교육을 보강하기 위한 산학협력 전담교수 채용, 학과 간 또는 학과와 기업체 간의 융합교육 트랙 개설, 인턴십 제도 운영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산업체의 수요와 요구 사항을 잘 파악해 맞춤형 교육체제를 반영하는 데에 좀 더 개혁적인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장 실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지역산업체 현장전문가를 산학협력 전담교수로 채용하는 한편,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 전임교원으로 임용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는 학교 당국의 의지와 더불어 일선 교육을 담당하는 각 학과의 과감한 결단이 요구된다.
획기적인 산학협력이야말로 우리 대학이 단순히 '지역에 소재하는' 대학에서 나아가 '지역과 상생하는' 명실상부한 명문대학으로 거듭나는 길임을 인식하고, 그 중요한 축의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동아대학보 1089호(2011.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