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선진화의 길?
[시론]선진화의 길?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종수정일 / 2009년 09월 10일


 

남찬섭 교수 (사회복지학 전공)


지난 2월 25일은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되었고 이로써 새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취임식에서 대통령은 ‘선진화의 길, 다 함께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통해 이념보다는 실용, 세계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 경쟁, 개방 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선진화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대통령부터 앞장설 테니 국민 여러분들도 함께 나서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부모들은 아이를 더 잘 길러야 하고 선생님들은 더 열심히 가르쳐야 하고 청년들은 자기개발에 더 노력해야 하고 군인과 경찰, 공무원들은 사회를 더 성실히 섬겨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선진사회를 강조하면서 출범한 새 정부의 앞날이 그리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청년들은 자기개발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였지만 필자가 알기로 대한민국 역사에서 지금 시대의 청년들만큼 자기개발에 노력하는 세대는 없었던 것 같다. 또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부모들은 아이를 지금보다 더 잘 길러야 한다고 말하지만 요즘처럼 부모들이 자녀양육에 열을 올리던 때가 대한민국 역사에 그 전에 있었던지 의심스럽다. 대통령은 불법투쟁은 없어져야 하고 건전한 노사관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노동문제에 이전 대통령보다 더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에게 노총이 지지선언을 한 것은 민주화 이래 보기 드문 일이었다. 또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회와 관련하여 대통령은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최상의 복지는 일자리라고 강조하지만,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은 젊은 시절부터 “안 해 본 일이 없이” 살아온 사람들이며 그러면서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대통령이 삶 속에서 체험한 기적 같은 승승장구는 일어나지 않았고 아마 이제 우리 사회에서 그런 기적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큰 쟁점이었던 사회양극화 문제는 취임사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의 실패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양극화 문제였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로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참여정부 시대에도 우리 국민들은 자기개발에 노력했고 자녀양육에 노력했으며 열심히 일하였다. 하지만 구조적인 양극화로 삶은 갈수록 팍팍해져 갔다. 일부 언론과 한나라당이 말하던 “잃어버린 10년”은 정치적인 면도 지칭하는 것이겠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그것은 양극화로 인한 삶의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임명후보자로 내세운 각료들의 면면을 보면 잃어버린 10년 운운한 자들이 잃어버렸다고 한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가 의심스럽다. 그들은 잃어버린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자기 자녀는 외국에 살게 하면서 한반도에서는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자가 있는가 하면 전국 40군데에나 땅을 가진 자가 있기도 하다. 그들이야말로 양극화의 구조화에 동참했던 자들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양극화 문제에 대한 진지한 대응노력 없이 사회통합이 가능할 것인가? 사회통합이 없다면 우리 모두가 변화해야 한다는 대통령과 새 정부의 강조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