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물, 심한 냄새 그렇다고 안 쓸수도…
최종수정일 / 2008년 05월 17일
"이 물 써도 되는 건지…."
우리대학교 일부 건물 화장실과 샤워실에서 녹물이 나오고 있다. 손을 씻거나 양치질을 할 때 인체와의 접촉은 물론 불쾌감 등 위생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학생들의 피해는 적지 않다.
실기 수업이 많은 스포츠과학대학의 경우 그 불만은 더욱 크다. 스포츠대 오 모 학생은 "씻을 때마다 찝찝한 감은 있다"며 "이로 인해 몸에 문제가 생길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박 모 학생은 "5분이면 끝날 샤워가 냄새 때문에 불쾌해 씻는데 오래 걸린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단과대학들의 상황도 다를 것 없다. 생명자원과학대학이나 학생회관의 경우에도 녹물과 그 냄새 때문에 화장실과 세면대를 안심하고 이용하지 못할 정도라며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건설과 관계자는 "수도관이 노후돼 녹물이 나오는 것"이라며 "해마다 예산을 배정하고 있지만 부족하기 때문에 한 번에 다 수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피해가 심한 단과대학 중 한 곳을 정해 올해 내에 수리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며 "배관을 전면 교체하기 전에는 해결이 실질적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승학캠퍼스 수질상태는 투명한 컵에 수돗물과 정수기물을 받아 색깔을 비교해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정수기 업체 청호나이스의 한 관계자는 "녹물은 크게 4가지의 색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백색인 경우 배관 파이프에 도금된 아연이 녹아 나오는 것이다. 파이프의 아연도금 수명은 길어야 5년이기 때문에 아연이 다 녹고 나면 파이프 자체의 철이 노출되어 녹물이 나오게 된다. 푸른물(녹색물)은 동 파이프가 녹아 나오는 물이다. 붉은 물인 경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철 박테리아, 망간, 파이프 내부 또는 수조탱크 내의 녹 등이 주 이유다. 황색물은 크롬 때문이다.
교내에서 수도꼭지를 틀면 푸른색 혹은 누런색의 물이 나온다. 의료원 산업의학교실 이현제 교수는 "수질검사를 한 후 어떤 물질이 섞인 것인지 정확히 알아야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 수질검사실 관계자는 "94년도 이전의 건물에는 '구리관' 이나 '아연도강관'을 사용했다"며 "아연코팅이 물에 잘 녹아 현재는 생산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또한 "녹물에는 많은 성분이 있을 수 있으며 혹시 물에 문제가 있다면 배관 문제"라며 "배관세척, 재코팅, 배관 전면 교체를 통해 해결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건설과는 수질에 신경 쓰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종종 시행되고 있는 배관 수리로 인한단수 공지가 바로 그것이다. 시설개선을 위한 배관공사이긴 하지만 식수나 온·냉수에 관련한 공사일 뿐 정작 녹물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밝혀졌다.
학내 구성원들이 수시로 사용하는 우리대학 수돗물. 대학본부는 수질 검사를 통해 그 정확한 결과를 공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윤지성 기자
hakbojs@dong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