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칼럼] 쉰세대가 알아야 할 신세대의 우상들
[특집칼럼] 쉰세대가 알아야 할 신세대의 우상들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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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8년 10월 09일

 


 최영승 교수


원더걸스의 '소핫'에 흥겨워하고 빅뱅의 '하루하루'에 열광하는 쟤들은 어느 별에서 왔을까? 흉내 내어 몸을 흔들어 보지만 뱃살만 출렁거린다. 다행히 나만의 공간에서 시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기에 혼자 민망하면 그만이다. 강의실에서는 여간해야 좁혀지지 않는 학생들과의 거리가 내가 교수할 내용과 상관없이 부담스럽게 여겨진 적은 없었을까? 우리도 젊었을 때 그랬듯이 절대로 그들은 우리에게 가까이 오지 않는다. 우리가 다가갈 수밖에 없다.

일단 그들 문화코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와 춤이라는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그 중심에 있는 아이돌(idol) 그룹인지 아이들(?) 그룹인지를 이름만 거론하면서 대충 살펴보려고 한다. 어쩌면 '아이들'이 맞을지도 모른다. 아이돌 그룹 대개가 중고생 나이들이기 때문이다. 원더걸스의 소희나 빅뱅의 승리, FT아일랜드의 최민환 등이 그렇고 또 무수히 많을 것이다 (사실 필자도 여기까지 밖에 모른다). 신세대들이 떠받드는 아이돌은 이밖에도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SS501, 소녀시대, 카라 등 즐비하다. 워낙 국민여동생이니 국민남동생이니 국민남매니 하면서 언론에서 떠들어대니까 그렇게 묻어가지만 노래와 그룹이름을 짝짓는 문제를 내면 우리 쉰세대들은 단 한 문제도 못 맞출 것이다. 하지만 교수라는 직업이 학생들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약 20년 전으로 돌아가 신세대 아이돌 그룹의 원조인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알아보기로 하겠다.

한국 대중음악계는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댄스곡인 '난 알아요'로 말 그대로 '빅뱅'을 맞았다. 고교자퇴생의 랩과 댄스는 일류병과 학력만능의 우리사회에 도발적이었다. 이어 듀스가 활약했으나 서태지의 아우라(aura)가 너무나 컸다.
서태지를 벤치마킹한 후속 아이돌 그룹 탄생은 199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포스트 서태지 시대 연예계의 특징은 기존의 연예인들이 설립한 기획사의 출현이었다. 그 파이어니어(pioneer)가 이수만의 SM엔터테인먼트였다. SM은 '10대들의 승리'를 표방하는 5인조 H.O.T를 데뷔시키면서 '전사의 후예'와 '캔디'를 히트시킨다. 그러자 이호연의 DSP엔터테인먼트도 6명의 젝스키스를 출범시키면서 '학원별곡'을 선보였다. 비슷한 컨셉이었기에 H.O.T 멤버였던 문희준도 "당시 서로를 의식했다"고 최근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말할 정도로 라이벌의식도 대단했다. 이후 SM이 S.E.S를 내면 DSP는 핑클로 도전장을 냈다. 여기서 알아둘 필요가 있는 점은 SM은 일본연예계를 모방하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이것이 현실화된 그룹이 오늘날의 소녀시대인데, 이는 일본의 원조 소녀아이돌 그룹인 모닝구 무스메를 그대로 복사한 것이다. SM이 신화를 만들고 DSP는 클릭비로 응수하던 와중에, 박진영이 JYP엔터테인먼트를 만들며 1999년 god를 런칭시킨다. 이로써 가요계는 신화와 god의 경쟁구도로 바뀌게 된다. 이 두 그룹은 친밀한 이미지와 신비주의, 개인 활동 등을 다양하게 원용하면서 밴드를 유지해 나간다. 한편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인 양현석의 YG패밀리는 음악성을 중시하면서 원타임을 데뷔시키고 소수의 이목을 자극한다.

신화와 god의 팬덤(fandom)은 2004년에 접어들면서 SM의 동방신기와 DSP의 SS501로 이어졌고, 케이블TV로 격전의 장을 옮기기도 했다. 2005년 SM이 다시 슈퍼주니어를 출시하자 YG는 빅뱅으로 승부를 걸었다.

핑클과 베이비 복스, 샤크라 및 S.E.S의 뒤를 이어 여성그룹 전성시대를 구가하려는 듯 2007년부터 무대는 소녀로 채워졌는데, 모두 많게는 10년에서부터 적게는 4~5년을 준비시켜서 카라가 DSP에서 나오고, 원더걸스가 JYP에서, 소녀시대가 SM에서 각각 나왔다.

이상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개관해 본 아이돌 그룹의 역사다. 쉰세대인 우리는 이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 괜히 더 많이 알고 있는 척 하다간 신세대들에게 '어설프게 알면서 직업병에 빠져서 연예계 학자연'하게 비칠지도 모른다. 암기력을 총동원하여 익힌 뒤 당장 빨간 다방으로 가서 가까이에 있는 학생들을 꼬드겨 커피 한 잔 사주며 청춘지수를 확인해 보면 어떨까?


최영승 교수
다우미디어센터 소장 / 영어영문학부
동아대학보 제1065호 (2008.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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