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누구나 약속하기는 쉽다
[데스크칼럼]누구나 약속하기는 쉽다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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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8년 11월 13일

 


 김수정 다우미디어센터 취재보도부장


90년대 국민요정 핑클의 노래 '영원한 사랑'을 기억하는가. 핑클 멤버 옥주현은 새끼손가락을 내걸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해줘~"라고 부탁한다.
새끼손가락을 서로 배배 꽈 손바닥까지 찰싹 쳐 복사, 도장까지 하는 약속. 우리는 살면서 얼마만큼의, 어느 정도의 약속을 할까?


수학시험에서 만점을 받아오면 똘똘이 인형을 사주겠다는 아빠의 약속에 정말 열심히 해서 신기하게도 만점을 받았던 기억. 그 기억 속에서 나는 아빠의 약속만 굳게 믿고 어린마음에 얼마나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또 2시에 나오기로 약속했던 친구를 철썩 같이 믿고 30분 전부터 기다리다 친구가 약속을 깜빡해 3시간을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


지난 학기 학보 1063호에서 '총학생회 공약 어느 정도 지켜졌나'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약속한 것을 실천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강조하며 말 그대로 학생들과의 약속이 잘 지켜졌나 점검하는 차원에서 기사를 쓴 것이다. 기대치에 충분히 부응하진 않았지만 2008년 1학기 총학생회는 당시 학생복지안을 절반 정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 1년을 마무리하는 총학생회가 나머지 절반을 다 지켰나 되새겨 볼 필요가 있겠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은 학생들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약속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꿀 발린 거짓공약에 학생들은 속아 넘어 가기도 한다.


만약 하단 지하철역을 책탑 앞으로 옮긴다든지, 구덕·부민·승학 세 캠퍼스를 한데 합친다는 말도 안 되는 공약을 내건다면 과연 우리는 누구를 뽑아야 할 것인가. 지난 선거 때 한 단과대학에서 본인들이 속한 건물과 한림도서관 지하를 연결하는 통로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사실, 그 취지부터가 궁금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작정 지하통로라는 말을 전해 들었던 유권자들은 '가능한가?'라는 의문부터 가졌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나는 경제를 살려 놓겠습니다'라고 약속하는 것처럼 학생회의 선거공약은 학생들과의 약속이다. 경제성장에 대한 국민들의 소망이 모여 경제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제2의 외환위기가 찾아왔다는 말이 나돌고 있으니 대통령조차도 약속했던 것과 삐뚤어진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았긴 하지만….


에머슨의 말 중 '누구나 약속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약속을 이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누구든 새끼손가락 하나는 내밀기 쉽고, 내가 하겠다는 한마디쯤은 내뱉기 쉽다. 후보자들도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공약만 내세우고, 당선자들도 내세웠던 공약은 모두 지키도록 하자. 공약에 공략당하지 않을 유권자들을 위해 최대한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 노래 가사처럼 새끼손가락 걸고 '우리 영원히 사랑하자'며 약속했던 그가 떠나가는 것보단 덜 슬퍼야 하지 않겠는가.

 

동아대학보 제1066호 (2008.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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