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보의 미학
[기자수첩]오보의 미학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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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3월 06일


벌써 1년. 2008년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2월이 다가와 있다. 시간의 흐름을 속도에 비유한 ‘10대는 10km로, 20대는 20km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10대일 때는 몰랐는데 20대가 돼보니 알 것 같기도 하다. 한 해를 시작한 추운 날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추운 날이 됐으니 말이다.

작년 이맘때쯤에도 기자수첩을 썼었다. 그땐 한 뼘 더 성장해 있겠다고 다짐했었는데 1년을 돌아보니 불성실했던 일, 실수했던 일밖에 떠오르지 않는 건 무슨 조화일까.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무척 특별한 해였다. 정기자로서 운이 좋았던 것인지 가장 큰 취재처인 총학생회도 맡고, 체육부도 맡았다. 작년과 취재처가 많이 달라져 뭔가 해보겠다는 의욕이 앞서 3월 개강호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개강호에 받은 기사는 잦은 도난사건에 대해 진단하는 것이었다. 스포츠과학대학 도난사건의 범인을 학생이 잡았고, 기사화 시키면서 앞으로 도난사건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길 바라는 취지로 썼다. 그런데 문제가 된 것은 필자는 취재원에게 “범인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라는 말을 청소부로 잘못 들어 기사를 쓴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오보를 냈고 아직까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신문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취재원에게 한 번 더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그대로 내보낸 것이 잘못이었다. 오보를 냈을 당시에는 왜 빨리 사과문을 올리지 않느냐는 독촉 전화도 오고, 청소용역업체 직원 분이 옆을 스쳐지나갈 때마다 무척이나 떨었던 기억이 난다.

별 생각 없이 쓴 기사, 아니 문장 하나가 여러 사람이나 특정 단체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누군가는 “학보, 그거 누가 보나?”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학내 구성원들에게 학교 소식을 가장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매체는 ‘동아대학보’가 아닐까한다. 그래서 기사를 쓸 때만큼은 더욱 신중해야 겠다고 늘 생각하게 되는 걸 보니, 그 날 이후로 한 가지 배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이다. 오보를 낸 것도, 그로 인해 배운 것도 모두 동아대학보를 통해서였다. 아직까지 실수투성이지만 우리 기자들은 열심히 발로 뛰고 있다. 우리들만의 신문이 아니라 여러분의 신문을 위해.

최정욱 기자
hakbojw@donga.ac.kr
최초입력일/ 2008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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