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받은 만큼 되돌려 주기
[데스크칼럼] 받은 만큼 되돌려 주기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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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4월 10일

 


 김수정 / 다우미디어센터 취재보도부장


부민캠퍼스에는 총 1천300여 억 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1,300원이 아니라 130,000,000,000원. 자그마치 0이 열개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속 신화그룹의 구준표를 만나더라도 내 손에 쉽게 쥐어주지는 못할 어마어마한 금액. 더불어 우리대학은 2011년 완공될 국제회관에도 거금을 투자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제2의 도약'이라며 지역 언론의 관심도 받으면서 우리대학의 위상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뭔가 잊은 것이 없는가?

동아대학보에서는 늘 학내에 문제점이 되는 사안들을 짚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주 기획회의를 통해서 기자들이 귀를 열고 발로 뛰며 취재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부민캠퍼스 이전 후 새롭게 생겨나는 것뿐만 아니라 매해 반복되고 있는 사안들이다.

지난해 6월 '입학 전엔 특기생, 입학 후엔 나 몰라라'라는 기사를 기억하는가. 구덕캠퍼스에 있는 특기생 기숙사 구봉료는 열악한 시설로 체육부 학생들이 불편을 꾸준히 제기해 오고 있다. 여름엔 천장에서 비가 새고, 겨울엔 칼바람이 들어오는 추위에 두꺼운 패딩점퍼를 입고 잠을 자는 것이 훈련의 일종일까. 그래서 화려함을 자랑하는 부민캠퍼스와는 다르게 50년쯤 된 기숙사는 구덕캠퍼스 뒤쪽 산복도로에 꽁꽁 숨겨둔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특기생 기숙사인 영산아파트는 천장도 내려앉고 고양이도 들어와 자고 있는 학생의 얼굴을 할퀴었단다. 가히 입이 벌어질만한 이야기다. 학교에서는 특별히 기숙사를 리모델링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참고로 우리대학 체육부는 전국체전을 비롯한 각종 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전국에 우리대학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이다.

하나 더 있다. 지금은 4학년인 필자가 입학했을 때부터 패션디자인학과는 자연대와 생활대가 같이 쓰는 건물 2층 휴게실 테이블에서 앉아 옷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훨씬 전부터 그렇게 해왔을 것이다. 복도에서는 심심찮게 실습용 마네킹(바디라고 부른다)들이 줄지어 서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전국에 이름난 대회에서 수상도 줄곧 하는 패션디자인학과에 정작 우리대학이 줄 수 있는 건 차가운 복도바닥에서 실습하기가 전부란 말인가.

자유게시판에 항의글을 게재하고 자보를 통해 학생들에게 알리는 등 패디과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에 학교가 '들썩'하자 대학본부 측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는 임시방편으로 빈 강의실을 제공하고, 공간재배치위원회의 논의에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제2의 도약'을 위해 무엇보다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대학의 주인이라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남들과 똑같이 등록금을 내고, 각종 수상으로 학교의 위상을 높이 세웠더니 고작 받은 것이라곤 이것 뿐이라는 것에 괜히 기분이 씁쓸해질 따름이다.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삶이란 자고로 받은 만큼 돌려주고, 또한 주는 만큼 받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학생들에게 받은만큼, 아니 그 1/2이라도 수업 여건이나 학생 복지를 위해 되돌려 줘야 한다. 더군다나 각종 수상으로 학교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두 배로 돌려줘도 모자라지 않을까.


동아대학보 제1069호 (2009.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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