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를 살게 하는 자그마한 관심
[기자수첩] 나를 살게 하는 자그마한 관심
  • 장소영
  • 승인 2010.05.17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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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4월 10일

 


송자은 기자.


새로 출간된 공지영의 수필집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의 표지에는 '아주 사소한 것들이 우리를 살게 만든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기자는 이 문구를 '자그마한 관심이 나를 살게 만든다'로 바꾸고 싶다. 

지난달 메일 하나가 기자에게 도착했다. 지구반대편에서 보내온 유학생의 메일이었다.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것이라 흔하디 흔한 메일이라고 생각했지만 A4용지 한 장에 달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자신의 미국교환학생 생활 수기를 학보나 뉴스레터 동안(Dong-an)에 싣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학보나 동안을 꾸준히 읽고 있다고 했다. 비오는 날 우산대용으로 쓰이거나 밥 먹을 때 바닥에 깔린다는 그 학보를, 그것도 꾸준히 읽고 있다는 '관심'은 기자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데 자신의 수기까지 보내주겠다는 말에 그의 글을 '동안'에든 '학보'에든 꼭 실어주고 싶었다. 결국 이번 학보 '독자발언대' 코너에 이 학생의 수기를 넣기로 했다.
수기를 적어 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더니 그는 3장 분량의 많은 글을 떡하니 보내줬다. 분량얘기를 안 해줬더니 저렇게나 많은 내용의 글을 보낸 것이다. 3장씩이나 쓰기 힘들었을 텐데 보내준 것이 고마워 편집도 열심히 했다. 

여전히 마감엔 늦고 완벽한 기사를 쓰지 못해 매번 핀잔을 듣는 기자지만 어디선가 학보와 동안을 보고 있을 학생들을 생각하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잠시 축 쳐진 어깨를 펴본다. 기자를 살게 한 당신들의 그 작은 관심을 기억하며.


송자은 기자
hakboje@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69호 (2009.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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