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약자를 우선 배려해야
[기자수첩]약자를 우선 배려해야
  • 장소영
  • 승인 2010.05.18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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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12월 09일

 


'목마를 때 물 한 모금 챙겨주는 사람이 바로 천사다.'
지난 주말에 미사를 드리러 성당에 갔을 때 신부님이 하신 말씀이다. 우리는 남을 돕고 싶어 하지만 뭔가 크게 도와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정작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쉽게 지나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기자 역시 올 한 해 남을 도운 것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번에 장애 학생 시설 문제에 관한 기사를 쓰는 동안 장애 학생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장애 학생들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당장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동안 나는 그들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나완 상관없는 것으로 여겼고, 때문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조차 몰랐다. 이들에겐 시설이나 제도의 개선이 시급해보였다.

매년 각 대학마다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장애 학생을 선발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시설이 미비한 상황에서 이것이 과연 얼마나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 지금 상황에서는 장애를 가진 학생이 학업을 위해 자신의 불편을 모두 감수해야 한다는 것인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을 불러들이기만 하는 건 오히려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
물론 시설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작은 문제부터 배려를 해나가는 게 우선일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장애 학생들은 학교에 와야 하는 일수를 줄이고 가상강좌로 수업을 듣게 한다든지, 계단에 임시 경사로를 설치한다든지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학기가 거의 끝나가는 요즘, 내년엔 장애 학생들이 좀 더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는 노력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건 '생수 한 병'이 아니라 '물 한 모금'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준영 기자
hakbojy@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5호 (2009.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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