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웃으면 복이 와요
[데스크칼럼]웃으면 복이 와요
  • 장소영
  • 승인 2010.05.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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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0년 03월 10일

 


송자은 취재보도부장


당신의 '첫인상'은 어떤가? 기자는 그리 좋은 첫인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어떤 이는 무서운 사람일 것 같다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굉장히 독한 사람일 것 같다고 한다. 그렇게 기자의 첫인상은 '무섭거나 독한 여자'로 굳어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평소 표정이 '무표정'하기 때문인 듯한데, 실제로 길거리를 걷다가 무심코 쇼윈도를 보면 놀랄 때도 있다.

어쩌다보니 기자 주변의 친구들도 첫인상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평을 받는데 그 이유 또한 '무표정' 때문이다. 아무래도 예쁘게, 즐겁게 웃지 않는 건 기자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모양이다. 실제로 얼마 전에 있었던 입학식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그야말로 새내기들. 20대의 처음에 들어서면서, 이제야 어른이 됐다는 것을 설레하던 기자와는 달리 다들 아무렇지 않은 표정과 오히려 귀찮다는 표정들이 체육관 소강당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4학년인 기자가 그냥 단지 선배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그들의 첫인상은 '별로'였다.

요즘 기자가 읽고 있는 요네하라 마리의『문화편력기』에 보면 「좀비 같은 젊은이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 있다. 그 글에서 요네하라 마리는 현대 젊은이들에 대해 '요즘 젊은이들은 가면을 몇 겹이나 뒤집어쓰고, 자기 진짜 얼굴을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게끔 한다. 타인이나 교사에게만 그런 게 아니라 자기 부모에게까지'라고 말하고 있다. 뛰어난 의술을 가진 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내려주듯이 요네하라 마리는 현대 젊은이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전한다.

그럼 여기서 문제.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문제가 너무 어렵다면 힌트를 조금 주겠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진짜'는 거짓·위조가 아닌 참된 것을 말한다. 기자가 생각한 답을 말하자면 진짜 얼굴은 누군가에 의해 규정된 얼굴이라는 거다.  누군가가 본 첫인상에 의해 '착한 사람', '꼼꼼한 사람' 혹은 '덜렁대는 사람', '더러운 사람' 등으로 규정된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얼굴과 행동 등은 그 상대에겐 거짓·위조가 아닌 참된 것인 '진짜 얼굴'이 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진짜 얼굴 또한 자신이 직접 규정한다.

기업 면접을 볼 때에도 주의해야 할 점 중에 하나가 바로 '미소'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우울한 표정'을 가진 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을 가진 지원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담당자들에게 그런 표정의 소유자들은 그야말로 '별로'인 사람이 된다. 그들도 함께 일할 때 즐거운 사람을 찾지 않을까.

그러니까 웃자. 무슨 뜬금없는 결론이냐고 하겠지만 누군가에 의해 규정지어질 '진짜 얼굴'이라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거다.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그 일률적인 표정 중의 하나처럼 기억도 나지 않는 사람이 되기엔 우리의 보조개가, 우리의 통통한 볼이, 도톰한 입술이 아깝지 않은가.


동아대학보 제1077호 (2010.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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