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퇴짜도 정도껏
[데스크칼럼] 퇴짜도 정도껏
  • 이성미
  • 승인 2010.09.08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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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아라 다우미디어센터 취재보도부장

 

매 신학기면 '다짐'과 관련한 주제의 글들이 쏟아져 이번만큼은 쓰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결국은 피해가지 못하고 말았다.

지난달 한 시사주간지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부장님, 멱살 한번 잡힙시다!'라는 글이었는데, 직장인도 아닌 필자가 괜히 이 기사의 제목에서부터 뜨끔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정식 발령은 이번 학보에 나긴 했지만, 취재보도부장이 된 지 이제 3달째다. 나름의 우여곡절 끝에 취재보도부가 새로운 인물들로 구성되고, 기자들은 방학도 반납하고 매일같이 출근해 교육과 취재를 병행했다.

반복되는 야근에 몇몇 기자들은 아침이면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오는 불상사도 감수해야 했다. 물론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침잠이 많아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했지만 '잠의 여신'은 필자를 놓아주지 않았고, 결국 후줄근한 모습으로 부랴부랴 출근하게 되며 한여름 '민폐녀'가 되곤 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필자는 부장이라는 핑계로 그간 부원들을 어지간히도 닦달한 듯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코치하려드니 필자 같은 부장과 함께 근무했더라면 내가 정기자라도 피곤했을 것 같다. 허나 이렇게 기자들을 힘들게 하는 건 다우미디어센터의 데스크뿐만이 아니다.

초보기자들은, 아니 기자라면 모두가 밟고 가는 코스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퇴짜'다. 학내 각 부서의 취재처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하면 그와 동시에 거절을 당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것이다. 필자가 정기자 시절에도 과장을 약간 보태 '수백 번' 퇴짜를 당하기는 했지만 올 여름방학에는 퇴짜가 도를 넘었다.

물론 모든 취재원들이 퇴짜를 놓는 것은 아니다. 인터뷰 기사나 좋은 소식을 다루는 기사를 위한 취재는 언제나 일사천리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들은 어김없이 취재원들로부터 '퇴짜'를 맞기 일쑤다. 기자들이 소위 '문제의 기사' 취재를 위해 연락하면 이들 취재원들은 "업무로 인해 바쁘니 취재를 미루자"는 대답을 많이 한다. 이보다 더 난감할 때도 있다.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시정 중이다", "계획 중이다"고 말하며 회피하는 답은 어쩔 도리가 없다.

이는 아직 아마추어 수준인 학생기자들의 능력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취재원들의 퇴짜로 엎어진 기사나 아이템으로 애를 먹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보니 기자들로서는 야속하기만 하다.

'기자의 변'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부장으로서 앞으로 만들어 나갈 학보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 때문이라도 변(辯)을 이어나가야겠다. 1년 전, 정기자로 발령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서 선배기자들과 이야기 하던 중 "학생보다 교직원이 더 학보를 챙겨보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다우미디어센터 기자 생활을 해보니 이 말은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취재원들이 기자들의 취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학보가 존재하는 한 '문제의 기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한다. 그러한 언론의 역할이 있어야 학교 발전에도 보탬이 되지 않겠는가. 아, 칭찬할 것은 아낌없이 칭찬하는 것도 학보의 역할이라는 사실도 물론 잊지 않고 있다.

동아대학보 제1081호(2010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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