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바타가 아닌 나를 찾아야
[기자수첩]아바타가 아닌 나를 찾아야
  • 이수보
  • 승인 2010.09.09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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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를 시작으로 지난달 26일에 개봉한 '아바타-스페셜에디션'(현재는 심의문제로 개봉 중단), 아바타를 모티프로 한 MBC 예능 프로그램 '뜨거운 형제들'에 등장하는 아바타 소개팅까지. 아바타 신드롬은 여전히 뜨겁다.

신체적·정신적 제약을 극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인간이 자주 꿈꾸는 것 중의 하나다.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외계행성 판도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관객으로부터 '나도 아바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한 영화의 주인공이 인간으로서의 현실을 버리고 아바타의 세계에 잔류하기를 결정하는 모습에서 관객의 감정은 복잡하지 않을 수 없다. MBC 예능프로그램 '뜨거운 형제들' 역시 마찬가지다. 웃음을 자아내는 흥미위주의 멘트가 주를 이루지만 이 역시 아바타를 통해 표출하고 싶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행위다. 아바타를 통해 대리만족을 경험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바타 모티프는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의해 겪게 되는 상실감은 생각보다 크다. 상실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서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 아바타의 팬사이트 '나비블루'에는 "영화를 통해 느낀 전율을 잊을 수 없다"며 "판도라와 같은 세상에서 살고 싶어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고 한다.

한편 정신과 의사인 슈테판 실 박사는 "최고의 기술 덕에 영화 속에서 완벽한 이상 세계를 접한 관객들은 현실세계가 불완전한 모습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점점 더 높아져가는 자살률은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정신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은 매혹적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주어진 상황을 일시적으로 피하거나 대리물을 통해 얻어지는 만족은 결코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자유로운 정신과 육체의 소유자임을 다시 한 번 깨닫자. 나의 행복을 위해, 이제는 내가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행할 때이다.


진민경 기자
hakbojmk@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1호(2010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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