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년시절, 와호장룡을 품어라!
[기고]청년시절, 와호장룡을 품어라!
  • 이성미
  • 승인 2010.11.12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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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언 교수,경영학과

필자가 본 무협영화 중 이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주윤발이 주연한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제목에 농축된 메시지 때문에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영웅과 전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는 것.

4년간의 대학생활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극적인 장면들의 부분집합이다. 이 무대의 감독은 자신이며, 주연 배우도 자신이다. 어떤 주제로 시나리오를 짤 것인지, 어떻게 세트를 만들 것인지, 어떤 조명과 음향을 넣을 것인지, 어떤 조연들과 호흡을 맞출 것인지, 그리고 어떤 표정과 몸짓으로 대사를 토해 낼 것인지 모두 내 손 안에 있다. 자신의 계획과 실행에 따라 무대의 내용과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지만, 쪽박을 찰 수도 있다. 칼날의 용도처럼 우리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대학시절은 모두에게 인생의 변곡점이다. 이 지점에서 인생이 꺾일 수도 있고, 날개를 달고 창공으로 날아오를 수도 있다. 관건은 주어진 시간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시간을 장악하고 잠재력을 축적해야 한다.

어린 시절 우리는 돋보기로 빛을 모아 검은 색종이를 태우곤 했다. 누구나 느끼는 햇살의 강도는 같지만 이 평범한 에너지를 하나의 초점에 모으면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대학시절의 시간경영이 나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4년의 시간이 적어도 나머지 40년 인생의 지렛대로 작용한 것이다.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가다 보면 흙탕길을 만나기도 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관객도 외면하고 자신도 실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대에서는 다시 일어서면 그 뿐이다. 실패의 순간 그 속에서 성공의 무대를 기약할 수 있다. 필자의 대학생활도 모두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내가 선택한 전공(회계학)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독서동아리 멤버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보내는 날도 있었고, 하숙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진종일 바둑 두기와 카드놀이에 빠져 있는 날도 있었고, 배낭을 메고 이 산 저 산 등산하면서 자유인의 해방감을 즐기는 날도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생활로 나는 자꾸 무대의 뒤안길로 내몰렸고 결국 현실적인 고민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나는 무대를 바꾸어야 했다. 수많은 스타들이 경쟁하는 인생의 무대에서 내가 무엇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가? 나의 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었다. 결론은 바로 나의 전공에 충실하는 것, 즉 전문성을 갖추는 일이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나는 정해진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인생의 그 어느 때보다도 미친 듯이 살았다. 불광불급(不狂不及). 그 결정과 실천이 오늘의 나로 이끌었다. 나는 내 인생의 무대에서 뛰어난 주연배우가 되지 않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조연에서는 확실히 벗어났던 것이다.

누에는 번데기 시절을 준비하기 위해 뽕잎을 먹고 고치를 짓는다. 그 고치의 길이가 자그마치 1,200미터를 넘는다고 한다. 청년시절에 대학은 바로 인생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고치짓기 과정이다. 고치가 문명의 비단길을 만들어 내었듯이 자신의 청년시절이 인생의 비단길을 만들어 낼 것이다. 미래는 오직 꿈꾸는 자의 것이요, 행동하는 자의 것이다. 청년은 누워있는 호랑이이자, 숨어 있는 용이다. 누구나 영웅이 되어 전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무대 위에 서 있다. 꿈틀거리며 폭발을 준비하라.

동아대학보 제1083호(2010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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