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좌문도]인생이 연극이라면
[동좌문도]인생이 연극이라면
  • 이성미
  • 승인 2011.03.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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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한 교수 영어영문학

세계문학사상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흔히들 일컫는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그의 희극,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서 한 광대의 입을 빌려 세상을 무대에,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고 있다. 어느 대중가수는 "어차피 인생은 연극이 아니더냐"라고 노래한다. 연기자가 무대에 등장하여 맡은 역할을 연기하고 퇴장하듯이 인간은 세상이라는 무대에 등장하여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사라진다. 인생을 연극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어떤 연기를 할 것인가. 세상을 무대로 보고 인간을 연기자에 비유할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첫째, 연기자는 주어진 극본에 따라 연기한다는 것이다. 즉흥적인 대사나 연기도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연기자는 극작가가 쓴 극본에 따라 연기를 할 수밖에 없다.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삶이라는 연극을 펼치는 인간도 연기자만큼이나 등장에서 퇴장까지 삶의 운명적인 제한을 받게 된다. 부모와 환경을 스스로 선택하여 이 세상에 등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처럼, 죽음 역시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살아가는 과정 역시 어쩌면 운명적인 부분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삶의 속성을 신의 섭리라고 보든 자연적인 우연으로 보든, 인간은 운명적인 구조 속에 살아간다. 인생에 있어서 각자 태어난 환경이나 조건은 연기자에게 주어진 극본과도 같다.

둘째, 극본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연기하는 장본인은 연기자 자신이라는 것이다. 주어진 극본에 따라 연기하지만, 어떤 제스처와 표정과 음성으로 연기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연기자의 몫이다. 훌륭한 연기자는 그 극본에 따른 연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연기자로서의 자질과 개성을 발휘하여 개성적인 멋진 연기를 하게 된다. 이런 연기자는 극본을 탓하기보다 주어진 극을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훌륭한 극본을 가지고 실패하는 연기자가 있고, 미흡한 극본을 가지고도 멋진 연기를 하는 연기자가 있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지만 사회에 해만 끼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쁜 환경에서 태어나지만 이를 극복하고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도 있다.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은 연기자인 인간의 몫이다.  

셋째, 훌륭한 연기자는 현재의 연기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연기자가 주어진 극본을 소화하여 멋진 연기를 하려고 준비하지만 뜻하지 않게 실패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도에서 처음으로 되돌려 연기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인생은 연극과 달리 재공연도 불가능하다. 지나간 연기는 만족스럽든 불만족스럽든 이미 지난 것이므로 이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의 막과 장에 충실한 연기를 해야 한다. 연기자가 자신의 실수에 좌절하여 극본과 상관없이 자신의 연기를 포기하고 퇴장한다면, 그는 삶 자체를 포기하고 자살을 범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연기자는 이미 지난 실수를 잊고 남은 연극을 잘 마칠 수 있도록 현재의 연기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인생과 연극의 세 가지 공통점에 주목한다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성공적인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태어난 환경이나 조건을 탓하지 말고 주어진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우리의 역할이 어떤 것이든 만족스런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처한 무대에서 어떤 삶의 연기를 할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연기자인 우리 자신의 몫이다. 훌륭한 연기자는 어떤 극본이 주어지든,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연기 자체를 즐기는 연기자이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차게 행복한 연기자가 되자.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내가 현재 맡고 있는 역할은 어느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소중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대학생이라면, 젊음의 멋진 막을 학창시절이라는 무대 위에 올려보자. 학구적 정열과 미래를 향한 희망과 낭만적인 사랑의 언어로 젊음을 표현해 보자.

동아대학보 제1085호 (2011. 0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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