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씁쓸했던 여름방학의 기억
[데스크 칼럼]씁쓸했던 여름방학의 기억
  • 김승언
  • 승인 2011.09.10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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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다우미디어센터 취재보도부장)


저마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블로그로, 트위터로, 페이스북으로 사람들은 저마다의 미디어와 네트워크로 소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서는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이번 여름 필자는 소통의 부재를 여러 번 목격했다. 영도에서는 200일이 넘게 고공크레인 위에서 시위를 하는데 '회장님'은 몇 달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값 등록금을 외치며 대화를 요구하는 학생들 앞에는 여지없이 방패로 인간 장벽을 쌓은 경찰이 막고 서 있다. 반값등록금 논의가 뜨거워지자, 의원들은 국회로 대학생들을 초청해 반값등록금에 대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그랬던 국회의원들은 이젠 반값등록금이 비현실적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정한 소통은 역지사지의 입장에 서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믿음을 보이며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말이다.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다우미디어센터 취재보도부에도 소통의 부재는 존재한다. 신문사에서 데스크와 취재기자의 의사소통은 수시로 이루어져야 한다. 방향이 어긋나면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학보부터 취재보도부장으로 발령을 받았지만, 그동안 내가 맡은 기사만 쓸 줄 알았기 때문에 기자들에게 취재를 지시하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거창한 아이템을 던져주고는 취재를 시키기만 하고, 취재해 온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는 인색했다. 결국 취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채 기사가 나왔고, 그 기사는 독자들에게 읽히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 대학교라고 예외는 아니다. 여름방학 동안 학교는 소통이 되지 않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 부민캠퍼스는 평소에도 공간에 비해 사용인원이 많아 학생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는다. 열람실 문제에 대해서 학보에서 여러 번 지적을 했으나 "국제회관이 완공되면 많이 나아질 것"이라는 대답만 돌아왔을 뿐이다. 이런 대답이 반복되는 동안 시험기간마다 부민캠퍼스 학생들은 빈 강의실을 전전하며 공부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경영대 과제도서실을 박물관 전시실로 옮기면서 홈페이지를 비롯한 어디에도 이전에 대한 공지가 보이지 않았다. 담당부서에서는 각 단과대로, 학생회로 전달을 했다고 하지만, 어디에서 끊어졌는지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는 전달이 되지 않았다. 학생들의 입이 삐죽 나올 만하다.

그런가하면 기숙사에서는 학생들에게 이유를 밝히지도 않은 채 갑자기 룸메이트를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 미리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기숙사 자유게시판에는 학생들의 불만이 가득했다.

코스모스 졸업생들의 마음은 헤아려 보았는가. 4년 이상 몸담았던 대학을 졸업하면서 부모님께 학사모를 씌워드리고 기념사진을 찍기는커녕, 서글프게도 달랑 졸업장만 찾아가야 했다. 졸업식은 언급도 없었고 문자메시지도 없었고, 졸업장을 찾아가라는 공지만 홈페이지에 달랑 있었을 뿐이다. 홈페이지에 잘 들어가 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마저도 몰랐을 것이다. 쌓여 있는 졸업장을 뒤져 자신의 졸업장을 받았다는 코스모스 졸업생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알렸다"는 사람은 있는데 "받았다"는 사람은 없는 것을 보면, 모두들 허공에 대고 말하고 있는가 보다. 사방팔방 구석구석에서 전달을 받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로부터 아래로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소통이 절실한 때다.

                                                                                                                                                                          동아대학보 1089호(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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