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기고]나노기술이 이끄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학술기고]나노기술이 이끄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 서성희
  • 승인 2012.05.1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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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훈(전자공학) 교수

학기 초 양자역학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매우 작은 입자의 크기를 설명하기 위해 플래시 애니메이션 파일을 하나 준비하여 보여주었다. 이 파일은 우주의 크기에서부터 전자의 크기까지를 다양한 예와 함께 역동적으로 표현하여 나노미터(10-9m)가 얼마나 작은 크기인지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현재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로 대표되는 전자기술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나노미터 단위의 크기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의 배선의 폭은 불과 수십 나노미터밖에 안되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중 하나인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반도체 층의 전체 두께는 약 100나노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의 전자제품은 그야말로 '나노기술'의 집약체인 셈이다. 특히 AM-OLED와 같은 나노기술이 이끄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이제 막 상용화의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이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는 액정표시장치(LCD)이다. LCD는 수 마이크로미터(10-6m) 간격의 두 유리판 사이에 액정 물질을 주입한 구조로 이루어지며, 전압에 따라 액정 물질의 방향을 움직여 빛의 투과량을 조절함으로써 색상 및 명암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LCD는 우수하고 안정적인 성능을 바탕으로 소형 모바일기기에서부터 대형 텔레비전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LCD에 도전장을 낸 것이 바로 OLED이다. OLED는 두 전극 사이에 정공의 주입·전달, 발광 및 전자의 전달·주입 역할을 하는 유기반도체 물질을 고진공(10-6Torr 이하) 상태에서 차례대로 쌓은 구조로 이루어지며, 각 층의 두께가 수~수십 나노미터에 지나지 않아,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더욱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등의 기판을 사용하면 영화에서나 보던 구부리거나 접기, 말기 등이 가능한 유연성(flexible) 디스플레이, 유리창처럼 화면의 뒤도 보면서 사용할 수 있는 투명디스플레이 등도 제작 가능하다.

OLED의 뒤를 이을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 가지 기술 가운데 먼저 콜로이드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를 소개하고자 한다. 양자점이란 수십~수백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반도체 나노입자로, 입자의 크기가 수 나노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크기에서 관찰할 수 없는 양자국한현상이 일어나게 되며, 이 때문에 일반적인 반도체 물질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이 나타난다. 특히 습식화학합성법을 이용하면 양자점의 크기나 조성을 원자단위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가시광 영역의 발광 색상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는 OLED가 갖는 장점들을 두루 갖추면서 훨씬 생동감 있는 색을 표현할 수 있고, 쉬운 공정과 낮은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므로 OLED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나노기술은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안긴 꿈의 신소재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평면 배열된 구조로 두께가 약 0.3나노미터에 불과하며, 높은 물리적·화학적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 우수한 전기적 특성과 투과도를 갖기 때문에 반도체뿐만 아니라 투명전극으로도 활용이 가능하여 앞서 설명한 유연성 디스플레이나 투명디스플레이를 위한 핵심 소재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그래핀의 대면적·대량생산을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현대의 전자기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에도 점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될 디스플레이 기술과 이를 이용한 제품을 만났을 때, 그 안에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나노기술이 집약되어 있음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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