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는 지난해부터 수강확정·탈락제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수강신청 전날 각 캠퍼스 정보처리실 앞에서 밤새도록 기다리는 등 선착순 수강신청제의 폐단을 없애고자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시행 4학기째인 현재. 밤샘 수강신청은 줄었지만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필자가 소속된 관광경영학과만 해도 이번 수강신청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다른 학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전공수업마다 분반을 개설하고 분반마다 인원제한을 두었다. 그런데 과목당 인원제한 기준이 한 학년에 200명 남짓하는 학생들이 듣기에는 분반이나 인원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본전공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과 많은 학생들이 전공과목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학기에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개강한 지 2주가 지나서야 추가분반을 개설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2주 동안 수강확정이 되기까지 많은 학생들이 텅 빈 시간표를 들고 여러 강의를 전전긍긍하며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2주 동안 수강확정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출석부에는 이름이 없지만 강의를 들으며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수강확정을 기다렸다가 탈락이 되면, 그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야간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관광경영학과 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들도 이와 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다.
졸업을 코앞에 둔 4학년들도 수강탈락의 '슬픔'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일부 4학년들은 "취업난도 서러운데 수강강신청마저 탈락시키면 졸업은 어떻게 하라는거냐"고 의견을 내세우는 이들도 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점 많은 제도로 수강신청을 해야한다니 눈앞이 깜깜하다.
김현정(관광경영학 2)
동아대학보 제1081호(2010년 9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