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 : 박근영 (토목공학 4)

A :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듣기 위해 운동장을 배회하던 기자는 기상천외한 질문들 중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 지나쳤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로 했다. "학교에 오르는 게 너무나 힘들다"는 불만으로 질문을 던진 박근영 학생은 "우리 대학은 학교에 '가다'가 아닌 '올라가다'가 자연스럽다"며 "승학캠퍼스는 왜 산에 짓게 되었나"고 물었다.

실제로 등산객들과 함께 등교하는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 학생들은 가파른 길과 계단이 야속하기만 하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고자 먼저 지인들에게 이유를 묻자 대부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내가 어떻게 알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해답 대신 지인들의 타박만 받은 기자는 중앙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 로비에서 컴퓨터를 하던 한 남학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학생은 질문을 받기 전까지 정말 밝은 표정으로 응하였지만, 질문을 던지자 정색하며 1분간 기자를 째려보기만 하는 게 아닌가. 다시 근처에 있는 여학생에게 질문하였다. 김소영(식품영양학 2) 학생은 "학생들의 다이어트를 돕기 위한 것 같다"는 재치있는 추측을 내놓았다.

정확한 해답을 얻기 위해 우리 대학 건설과에 들러 질문을 던져봤다. 역시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질문을 듣자 당황하던 이상헌 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산에 있는 대학이 많지 않으냐"며 반문했다. 당황한 기자에게 이상헌 팀장은 웃으며 "대학은 많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평지인 도심에 학교를 지으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고 답했다. 또한 학교에는 녹지공간도 필수요건이기에 승학산이 이 조건들에 가장 적합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한 교직원으로부터 뜻밖의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루머일 수도 있다며 익명을 요구한 이 교직원은 우리 대학 설립 당시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979년 승학캠퍼스로 확장 이전 당시 학교부지를 의논하던 차에 하단과 노포동이 최종까지 박빙을 이루고 있었다고. 그의 말에 따르면 "결국 비용적 측면에서 유리한 하단을 택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승학산을 깎아 우리 대학이 세워졌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이후에는 터를 닦는데 오히려 비용이 더 들게 돼 결과적으로 하단을 택한 것에 대한 원성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른 평지의 대학이나 캠퍼스를 부러워하지만 말고, 매일 학생들을 실어나르는 순환버스, 머리를 정화해주는 맑은 공기, 종종 학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노루와 다람쥐 등 승학캠퍼스만의 매력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이장한 기자
haboljh@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2호(2010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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