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은 남자만 할 수 있나요? -김민재(금융학 4)
에이, 설마. 자, 간단하게 살펴보자. 이건 '슈퍼맨은 왜 남자가 하나요?'와 같은 질문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이냐. 여자도 슈퍼맨 할 수 있다. 아이도 할 수 있고 노인도 할 수 있다. 전화부스 안에서 옷 갈아입을 배짱과 팬티를 겉옷 위에만 입고 하늘을 날고, 사람들의 시선을 즐길 줄 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즉, '남자'가 슈퍼맨인 것이 아니라 조건을 갖춘 사람이 슈퍼맨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혹자에겐 의아하게도 '슈퍼'가 아닌 '맨'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고.
고로 총학생회장도 남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자질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왜 이런 질문을 했냐고 물었더니 입학 7년이 지나도록 여학생이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을 본 적이 없단다. 납득이 간다. 거슬러 올라가보자.
우리 대학교 학생복지과의 '학생회 변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안효주(女, 경영학 99) 학생이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낸 것이 여학생의 최고 '경력'이다. 근 10년간 다른 여성리더는 부재로 일관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원인을 찾기 위해 기자가 뛰었다.
박세원(문예창작학 1) 학생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사회에 만연한 편견 때문에 출마를 꺼리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두 가지로 원인을 압축했다. 예리하다. 학우의 분석을 존중하며 '편견'과 '무관심'이 우리 동아 여학우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규명해 보았다.
가만, 그러고 보면 학내 기구 중에 총여학생회(이하 총여)가 있지 않나. 매년 장(長)들이 뽑히는 걸 보면 여학생들의 관심은 충분해 보인다. 학내 사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근데 왜 총여 후보 출마는 꼬박꼬박 하면서 총학은 안 나가냐? 들어보라.
"여학생들의 권리 신장과 복지 확충을 위한 총여학생회가 따로 있고, 그동안 여학생들과의 교류가 많았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총여학생회 선거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최지연 총여학생회장은 주장한다.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편견'은 확실히 문제가 되는가? 된다. 또 들어보라.
"학내의 인식이 사회보다는 아직 더 보수적인 것 같다. 여학생들이 리더의 자리에 선다는 것이 아직까지 낯설게 받아들여져 출마도 잘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최민호 부총학생회장이 주장한다. 일반화 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문제로 '예견'하고 있다. 이게 진짜 문제인지 그렇다고 우리가 알 수 있나? 없다. 출마를 해야 결과로 판단을 하지.
요는 이거다. 두 가지 원인이 나왔으나 하나는 아니고 하나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과를 얻기 위해 '불(不)분명한 원인'을 파헤쳐야 한다. 쉽게 말해 여학생들에게 출마 권고를 하는 거다. 그래야 이유를 찾고 우리 민재 학생 얼굴에 웃음도 찾을 수 있을 거 아닌가.
리더의 꿈을 품은 여학생들이여, 망설여지는가? 그대의 한 걸음이 학교생활 '만렙(최고 레벨)'을 찍은 민재 학생의 7년 묵은 체증을 씻겨줄 수 있다. 나서라, 잔다르크와 같은 마음으로! (당선의 영광은 김 학우에게 바쳐주기를…. o_ ov)
박경현 기자
일러스트=김승언 기자
